I. 도호쿠 신칸센 찍먹은 해봐야지?
도쿄역에서 도호쿠 신칸센을 찍다 보니
마침 아무 열차나 타면 되는
JR패스도 있겠다
"잠깐 한두 정거장 정도 타보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타본 적이 없는 도호쿠 신칸센이기도 하고, 편도 1시간 조금 안 걸리는 우츠노미야 정도는 왕복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지금 글을 쓰면서 다시 검색하니 도쿄역에서 우츠노미야역까지 무려 109km나 떨어져 있네요. 왕복 218km를 '그 정돈 가볍게 괜찮지' 생각하고 다녀온 ㅋㅋㅋㅋ JR패스의 놀라운 위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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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도치기현 우츠노미야까지 가면서 도호쿠 신칸센 열차 이곳저곳을 사진으로 남길 심산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열차가 만원이라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ㅠ... 그래서 제가 탄 E3계 신칸센 내부 사진을 못 남겼습니다. E3계 신칸센은 미니 신칸센 규격이라서 도카이도/산요 신칸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N700계 계열 신칸센과는 내부 분위기가 확 다릅니다. 신칸센 답지 않게 다소 비좁죠. N700계 계열 차량들은 일반실 좌석이 2x3 배열이나 E3계는 2x2 배열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칸센보다는 우리네 KTX와 더 비슷한 분위기였어요.
내부 사진을 못 남겨서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그래도 E3계와 도호쿠 신칸센이 어떤 느낌인지는 찍먹(?)할 수가 있었습니다.
고속열차 정차역보다는 그냥 우리네 수도권 광역전철 경의중앙선 같은 데서나 볼 법한 분위기입니다. 고속열차 승강장이라고 해서 거창한 건 없고 승강장에는 딱 있을 것만 있는 느낌인 우츠노미야역이었습니다.
반대편에는 E5계와 E3계가 병결하여 운행하고 있습니다. 도호쿠 신칸센은 이렇게 차종이 다양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칸센을 보면 실로 다양한 차종이 굴러 다녀서 늘 부러웠는데, 요즘엔 우리나라의 고속열차도 꽤 종류가 많아져 고속선 출사의 재미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예의상(?) 우츠노미야역 바깥으로 보이는 시내도 한 컷 담습니다. 평일 낮 시간대라서 그런지 상당히 한적한 느낌입니다. 도쿄역에서 한두 정거장 정도 오면 된다 생각해서 별 생각없이 왔는데 도쿄와는 분위기가 확연히 다릅니다. 하긴 뭐 KTX에서도 몇 정거장만 가도 바로 대전이구나 참 ㅋㅋ...
II. 내일을 위해 쉬어가는 날
일단은 다시 도쿄로 돌아가기 위해 우츠노미야역에서 도쿄행 E2계 신칸센을 탔습니다. E2계는 좀 연식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풀사이즈 신칸센이라 넓고 쾌적합니다. 2x3 배열 좌석도 넉넉하게 들어갑니다.
다시 도쿄역으로 복귀, 도카이도/산요 신칸센 구역으로 넘어왔습니다. 저는 이날 3일차부터 숙소를 도쿄가 아닌 신요코하마역에 잡았습니다. 여행 기간 내내 철도를 줄기차게 이용하는 제 여행의 특성상 저는 숙소를 거점 기차역에서 아주 가깝게 잡는데, 그러려면 아무래도 도쿄, 오사카, 교토 같은 대도시보다는 그 주변 도시에서 묵는 게 좋더라고요. 덜 번잡하고 무엇보다 숙박비가 좀 더 싸니까요. 그래서 숙소를 신요코하마역에 잡았고,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두 정거장 이동해야 합니다. JR패스가 있으니 비교적 가까운 거리도 그냥 막 신칸센 탑니다 ㅋㅋ 한편 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현재 요코하마에 살고 있어서 그 친구도 볼 생각에 요코하마 숙소를 잡기도 했습니다.
다만 JR도카이의 도카이도 신칸센은 최고 등급 열차인 노조미를 JR패스만으로는 탈 수가 없습니다... 한 술 더 떠서 괘씸하게도 도카이도 신칸센에서 노조미 등급 열차를 제외하면 탈 수 있는 열차의 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위 사진은 도카이도 신칸센 도쿄역 도착 열차 안내판인데, 저기서 노조미를 제외하면 코다마 2개, 히카리 2개만 남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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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 JR패스 이용자는 신칸센 탑승 횟수에 제한이 없다는 것에 그냥 감사하면서 코다마, 히카리만 용케 골라 타야죠 뭐... 그래도 도쿄 근방에서는 코다마, 히카리 배차 간격이 나쁘지 않아서 여행 일정이 여유로우면 그냥저냥 탈만 합니다. 근데 코다마 타고 있는데 상위 등급인 노조미를 몇 대씩 먼저 보내면 진짜 속 뒤집힐 것처럼 빡치긴 합니다 그나마 히카리는 코다마보다는 정차역 수가 적어서 JR패스 이용자들에겐 말 그대로 빛★ 같은 존재입니다.
도쿄역에서 도카이도 신칸센 히카리 열차에 안착했습니다. 큼직한 제 캐리어가 앞좌석과 무릎 사이에 그대로 들어갑니다. 신칸센의 경악스러운 좌석 간격에 다시 한 번 감동...!
어느새 신요코하마역 위에 있는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원래는 3일차에 도쿄 이곳저곳에서 도심 속 도시철도 풍경을 담을까 했지만, 날이 우중충해서 그냥 일찍 신요코하마역에 있는 숙소로 와 체크인을 했습니다. 계획했던 포인트들이 날씨가 맑아야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기에 그냥 일찌감치 촬영을 접은 탓도 있고, 다음 날인 4일차 일정이 원체 빡빡해서 그냥 휴식을 미리 취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일본에서 묵어봤던 숙소들 중에선 여기가 제일 좋은 것 같았습니다 헤헤~
호텔 체크인 시작 시간이 오후 1시 30분부터였는데 도착한 건 1시 10분 쯤이어서 같은 건물에 위치한 서점에서 20분 정도 시간을 때웠습니다. 카구야 마지막권 빨리 읽어야 하는데 ㅋㅋ 카구야랑 최애아가 나란히 있네요.
렌탈여친 밑에
익숙한 얼굴이 있네요
야마모토 소이치로 작가의 『그래도 아유무는 다가온다』 이것도 정말 강력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ㅎㅎ 타카기 양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소재가 일본식 장기(쇼기)라서 작품의 별명은 장카기 근데 이 서점 장카기는 있는데 정작 타카기 양이 없더라
강추 작품 2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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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들이 여기 왜 잇냐??
III. 에노시마 나들이를 갑시다
서점에서 시간을 좀 때우고, 호텔 체크인을 하고, 딱 20분 정도만 잠깐 누워 있다가 다시 나가려고 했는데...
그대로 2시간을 자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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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에... 호캉스...도 좋긴 하지만 이대로 하루를 낭비할 수는 없으므로 급히 카메라를 챙겨 다시 나왔습니다. 일단 나오긴 했는데 본래 도쿄 도심 촬영 계획을 싹 다 취소한 터라 당장 어디로 갈지 계획이 딱히 없습니다. 그렇게 어디로 갈지 고민을 하고 있던 찰나에 요코하마에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타카기 양, 에노시마 가서 푸딩 사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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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에 만나기로 한 친구에게서 에노시마 푸딩을 사오라는 미션을 받았습니다 ㅋㅋㅋ 그렇게 3일차 저녁 일정은 에노시마가 되었습니다. 에노시마에 가기 위해 JR 열차를 타고 후지사와역까지 단숨에 왔슴다. 그래도 호텔에서 조금 자고 나오니 몸은 개운하고 하늘도 어느덧 맑아져 있었고요.
후지사와역은 신주쿠에서부터 달려온 오다큐 전철 에노시마선과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침 오다큐 5000형 전동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부터 에노시마로 놀러 가는 한국 사람들도 정말 많이 이용하는 노선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 후지사와역에서 에노덴으로 환승해 에노시마로 가지만, 저는 조금 다르게 이동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오다큐 전철을 이용해 카타세에노시마역으로 갈 작정입니다. 에노덴은 전동차 사이즈 자체가 작고 언제 타든 관광객들로 인해 북적북적하지만, 오다큐 전철은 훨씬 사이즈가 큰 전동차가 운행하고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꽤 한산하거든요.
열차 안이 한산하다는 증거,
텅 빈 맞은편 의자 담기!
금세 카타세에노시마역에 왔습니다. 몇 정거장 안 돼서 금방 옵니다. 카타세에노시마역은 선로의 한쪽 끝이 완전히 막혀 있는 두단식 승강장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SRT 수서역 같은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카타세에노시마역 물품보관함이 생각보다 여유로워서 좋답니다 ㅋㅋ 이거 ㄹㅇ 숨은 꿀팁이라 나만 알고 있어야 하는데 슬쩍 방출해 버리기~
카타세에노시마역 밖으로 나왔습니다. 2020년에 용궁을 테마로 다시 지은 삐까뻔쩍한 역사입니다. 참고로 에노시마에서 가장 가까운 역이 바로 이 카타세에노시마역이고, 심지어 이 역에서는 도쿄 도심으로 바로 가는 오다큐 전철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시간대를 제외하고서는 후지사와역에서 한 번 신주쿠 가는 열차로 환승을 해야 하지만, 계단을 오르고 내릴 필요 없이 바로 옆 승강장으로 가서 열차만 바꿔 타면 되는 쉬운 환승입니다.
카타세에노시마역에서는 이 다리만 건너면 바로 에노시마 입구입니다. 멀리 에노시마가 슬쩍 보입니다.
친구가 사오라고 하던 에노시마 푸딩 도착, 사실 별로 기대를 안 했었는데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달지도 않고 계란맛(?)이라고 해야 할까요? 풍미와 향이 느껴지는 맛이었습니다. 아무튼 친구의 미션을 완수하고
에노시마 전철선(에노덴) 에노시마역으로 들어와 열차에 올랐습니다. 오다큐 카타세에노시마역에서 에노덴 에노시마역으로의 환승이라니 ㅋㅋㅋ
에노덴의 운전실은 굉장히 클래식합니다 ㄷㄷ 2024년인데도 제어대에 하나쯤 있을 법한 디스플레이가 전혀 없습니다. 오직 바늘과 눈금으로만 이루어진 아날로그 계기 뿐이네요.
개인적으로 에노덴에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바로 이 병용궤도입니다. 도로 위에 그대로 레일을 깔아 열차가 주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진작에 사라진 노면전차 방식입니다.
저는 에노덴을 타고 한 정거장을 달려 코시고에역에서 하차했습니다. 그 이유는 코시고에역에서 에노시마역 방향을 바라보면
두둥!
바로 이런 식으로 도로를 따라 부설된 궤도로 주행하는 에노덴 전동차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진짜 보면 볼수록 신기합니다. 어떻게 사고가 안 나는 건지 그게 더 신기할 지경입니다. 우리나라에 있었더라면 한ㅁㅊ TV 단골 소재였을 것 같습니다.
혹시라도 비위가 상하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지만 생멸치는 생각보다 고소한 맛이 있었습니다. 고등어 같은 등푸른생선을 싱싱한 상태로 생으로 먹으면 기분 좋은 수준의 생선향이 나는데, 이 생멸치는 고등어 향의 약 3분의1 정도 수준으로 그런 풍미가 느껴졌습니다. 네, 바꿔 말하면 맛이 진하지는 않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은은한 풍미라 하면 딱일 것 같습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미세한 수준이다 보니 씹는 맛, 생선의 질감 같은 건 느끼기 어려웠고요. 다만 신기할 정도로 멸치 비린내가 없어서 엄청난 별미는 아니지만 자꾸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다음엔 못 먹어본 튀긴 시라스로 주문해야지 각오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사람이라 그런지 초고주창 한 바퀴 휙휙 두르고 싶었습니다, 진짜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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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친구를 만나러 요코하마로 되돌아 갈 건데, 돌아갈 때는 쇼난 모노레일을 타기로 했습니다. 올 때와 갈 때의 경로를 다르게 하는 것, 철덕의 기본 소양입니다 ㅋㅋㅋ
쇼난 모노레일을 타기 위해 쇼난에노시마역으로 들어왔더니 이게 뭔가요, 후지산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에노시마에서도 맑은 날엔 후지산이 보이긴 합니다. 그러나 이날 날씨가 후지산이 보일 정도로 화창하지는 않았기에 후지산은 기대하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런데 저녁 늦게 해가 기울면서 거대한 후지산의 실루엣이 갑작스럽게 드러나더라고요.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마침 또 쇼난 모노레일의 쇼난에노시마역에는 이렇게 후지산 방향으로 전망대가 있어서 이 기분 좋은 장면을 놓치지 않고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쇼난 모노레일 열차가 들어왔습니다. 저는 이걸 타고 오후나역까지 가서 JR로 갈아탈 겁니다. 쇼난 모노레일은 꼭 놀이동산에서 보는 놀이기구 같죠!? 레일이 위에 있고 차량은 매달려서 가는 현수식 모노레일입니다. 옆모습은 영락 없는 지하철 전동차 같은데 대롱대롱 매달려서 가니까 느낌이 정말 이상했습니다. 덤으로 열차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이 짧지만 너무나도 예뻤어요...! 한 번 타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다만 승차감은 굉장히 별로였습니다. 대형마트 쇼핑카트를 타고 가는 것 같아서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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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복귀 후 하루의 끝은
거~하게 초밥으로 마무리!
< 3일차 통계 >
- 철도 이동거리 : 319.4km
* 에노덴, 쇼난 모노레일 포함
- 도보 이동거리 : 14.56km
- JR패스로 절약한 교통비 : 13,150엔
< 누적 통계 >
- 철도 이동거리 : 1546.1km
- 도보 이동거리 : 36.09km
- JR패스로 절약한 교통비 : 33,970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