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신칸센 보면서 멍-때리기
간밤에 특급 선라이즈 이즈모를 타고 멀고 먼 길을 달려 아침에 도쿄역에 도착한 타카기 양, 그러나...
여행 3일차 현재 시각은 오전 7시 반 정도 되었습니다. 즉 미칠 듯한 러시아워 시각이라는 뜻입니다 ㅠㅠㅠ 서울지하철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은 도쿄의 출근길, 이대로 큼직한 캐리어 가방을 끌고 지하철로 환승했다간... 결국 도쿄역에서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때우기로 합니다.
"음... 어차피 바로 환승하긴 어렵겠고..."
"그럼 신칸센이나 잔뜩 찍다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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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바로 전철로 환승하기가 어렵다면 일본 철도의 심장과도 같은, 그리고 비교적 덜 붐비는 도쿄역 신칸센 승강장에서 열차 사진을 좀 담다가 이동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침 작년 11월 여행 때 도카이도/산요 신칸센은 많이 담았지만, 도쿄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신칸센(도호쿠, 조에츠, 호쿠리쿠, 아키타, 야마가타) 촬영은 많이 해두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그 아쉬움도 해결할 겸 신칸센 도쿄역 20번 승강장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는 북쪽으로 올라가는 신칸센을 어렵지 않게 담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저는 한국에서 철덕질을 할 때, 되도록이면 촬영한 열차의 등급과 열차번호도 함께 기록으로 남기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위 사진 밑에 달린 설명처럼요. 일본에서는 열차의 등급이나 열차번호를 알기가 어려워서 굳이 글에 기록을 같이 남기지는 않았지만, 이번 게시글에서는 한국에서 하는 것처럼 등급과 열번 같은 부수적인 정보까지도 기록을 해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찐내 가득한 철덕의 면모만 보여드릴 것 같군요 ㅋㅋ
광기의 철덕질이 어떤 것인지
한 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조에츠 신칸센 | 토키(とき) 305호 | E7계 F35편성
= 도쿄 07:48 → 니가타 09:51 =
도쿄역 신칸센 20번 승강장으로 왔습니다. 푸르뎅뎅한 도색이 특징인 E7계 신칸센 전동차가 대기하고 있네요. 도쿄역 20번 홈은 이렇게 부드럽게 꺾여 있어서 대기하고 있는 열차 사진을 찍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토키(とき) 등급은 니가타까지 가는 장거리 계통 열차입니다.
도호쿠 신칸센 | 하야부사(はやぶさ) 7호 | E5계 U23편성
= 도쿄 08:18 → 신하코다테호쿠토 12:15 =
한편 20번 승강장에서는 우에노역 방향을 망원렌즈로 바라봤을 때 이런 풍경을 마주할 수가 있습니다! 기차 대가리 찍기 딱 좋다 이거죠 ㅋㅋ 도호쿠 신칸센과 홋카이도 신칸센에서 최고 등급인 하야부사(はやぶさ)로 운행하는 E5계 전동차가 도쿄역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부드럽게 휘어지는 것이 뱀을 보는 것 같기도 ㄷㄷ 호쿠리쿠 신칸센에서 도쿄~나가노 구간 완행열차 포지션인 아사마(あさま) 등급 열차가 들어옵니다.
호쿠리쿠 신칸센 | 아사마(あさま) 604호 | E7계 F15편성
= 나가노 06:44 → 도쿄 08:22 =
도호쿠 신칸센 | 나스노(なすの) 253호 | E2계 J72편성
= 도쿄 08:26 → 코리야마 09:57 =
이번엔 도호쿠 신칸센에서 단거리(도쿄~코리야마) 완행열차 포지션인 나스노(なすの) 열차가 도쿄역을 출발합니다. 이 E2계는 97년에 데뷔한 상당히 연식이 있는 차량입니다. 제작 시기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1세대 KTX와 비슷하거나 좀 더 선배격인 열차죠. 현재는 후속 차종들에 차츰 밀려나는 상황이라 하네요. 어쩐지 생김새가 다른 차량들과는 묘하게 올드해 보입니다.
호쿠리쿠 신칸센 | 카가야키(かがやき) 500호 | W7계 W8편성
= 카나자와 06:02 → 도쿄 08:29 =
오, 재밌는 열차가 들어오네요. 호쿠리쿠 신칸센 최속달 열차 카가야키(かがやき)로 운행 중인 W7계 전동차입니다. 이 W7계 전동차는 앞서 보여드린 E7계 전동차와 스펙 측면에서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같은 차종이지만 JR동일본 소속 차량은 E7계, JR서일본 소속 차량은 W7계라고 부릅니다. 단지 그 차이입니다. 그래서 구별하지 않고 E7·W7계라고 불러도 됩니다.
E7계 F20편성
쩝... 안타깝지만 이 열차는 어떤 놈인지 모르겠습니다. 대략 도쿄역 21번 홈을 8시 30분경 출발한 놈인데, 아무리 시간표를 뒤져봐도 21번선에서 그 시각에 출발하는 열차가 없어서 말이죠. 아마도 회송차로 추정합니다.
화끈하게 허리를 꺾어줍니다.
도호쿠 신칸센 | 야마비코(やまびこ) 204호 | E5계 U18편성
= 센다이 06:23 → 도쿄 08:33 =
호쿠리쿠 신칸센 | 카가야키(かがやき) 521호 | E7계 F15편성
= 도쿄 08:33 → 카나자와 11:07 =
네, 사실 저도 이제 좀 헷갈립니다...
8시 36분에 도쿄역 20번 홈으로 들어오는 E5계...? 이거 뭐지 ㅋㅋㅋ 이것도 회송차인가?? 시간표를 검색해도 잘 모르겠습니다.
(앞) 아키타 신칸센 | 코마치(こまち) 9호 | E6계 Z6편성
= 도쿄 08:37 → 아키타 12:30 =
(뒤) 도호쿠 신칸센 | 하야부사(はやぶさ) 9호 | E5계 U44편성
= 도쿄 08:37 → 신아오모리 11:51 =
호쿠리쿠 신칸센 | 하쿠타카(はくたか) 555호 | W7계 W8편성
= 도쿄 08:41 → 카나자와 11:43 =
도호쿠 신칸센 | 나스노(なすの) 266호 | E3계 L66편성
= 나스시오바라 07:37 → 도쿄 08:44 =
슬슬 똑같은 얼굴들에 지루해지는 차에 신선한 새 얼굴이 등장했습니다. E3계 전동차입니다. 이 녀석도 앞서 말씀드린 E6계처럼 미니 신칸센 규격 차량입니다. E5계, E7계에 비해 폭이 좁은 것이 느껴집니다. 미니 신칸센 차량들의 차폭은 2,950mm입니다. 우리나라 KTX-이음의 차폭 3,150mm보다도 좁습니다.
도호쿠 신칸센 | 야마비코(やまびこ) 53호 | E5계 U18편성
= 도쿄 08:45 → 모리오카 12:06 =
조에츠 신칸센 | 토키(とき) 302호 | E7계 F29편성
= 니가타 06:41 → 도쿄 08:48 =
도호쿠 신칸센 | 하야부사(はやぶさ) 301호 | E5계 U3편성
= 도쿄 08:48 → 신아오모리 12:00 =
호쿠리쿠 신칸센 | 아사마(あさま) 606호 | E7계 F3편성
= 나가노 07:13 → 도쿄 08:52 =
도호쿠 신칸센 | 야마비코(やまびこ) 206호 | E2계 J71편성
= 센다이 06:51 → 도쿄 09:04 =
도호쿠 신칸센 | 나스노(なすの) 255호 | E2계 J71편성
= 도쿄 09:16 → 코리야마 10: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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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도쿄역에서는 요정도 찍으면서 러시아워를 보냈습니다. 요코하마, 신오사카 방향의 도카이도/산요 신칸센은 그간 많이 담아봤지만, 도호쿠/조에츠/호쿠리쿠 방향 신칸센을 이렇게 제대로 각잡고 찍은 건 이날이 처음이었네요.
이제 슬슬 철수하려는데, 신형 야마카타 신칸센의 운행을 기념하는 게시물이 벽면에 붙어 있습니다. 이 차량은 E8계 전동차로, 야마가타 신칸센 입선용 전동차이므로 역시 미니 신칸센 규격입니다. 이제 막 운행을 시작한 새삥이라 이번엔 못 만나봤....습.... 어?
야마가타 신칸센 | 츠바사(つばさ) 122호 | E8계 J71편성
= 신조 05:40 → 도쿄 09:12 =
ㅋㅋㅋ 이런 우연이?? 신형 신칸센 게시물을 보자마자 마침 딱 고놈이 옆 승강장으로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사진을 남겨줍니다.
미~끈하게 생긴 전기뱀장어
저 너머에 있는 새하얀 도카이도 신칸센 차량과 비교차 같이 담았습니다. 흰둥이 N700계 계열 차량 일변도가 된 도카이도 신칸센에 비해서 차종이 매우 다양한 도호쿠 신칸센입니다. 찍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나저나 도쿄에 온 것도
벌써 2시간 정도 됐는데
이제 뭐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