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집권 1년,

고려대 캠퍼스의 자유도

80년대로 돌아가는가?

캠퍼스를 활보하는 뻔뻔한 성북경찰서 정보과 형사

지난 해 11월 고려대학교 학생들을 담당하는 성북경찰서 정보과 김**형사가 1300억 펀드투자내역 공개를 촉구하는 학내 등록금 집회를 캠퍼스 안에서 사찰하는 광경이 목격되었습니다. 심지어 이 형사는 학생들이 본관으로 항의방문을 위해 이동하는 동안 버젓이 10여 미터 뒤에서 학생들 뒤를 따라가는 대담한 행동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고려대 학생들이 고려대 학교당국에 정당한 요구를 하고 항의하는 자리에 성북경찰서 정보과 형사가 웬 말입니까?

국정원, 기무사 등과 더불어 경찰서별로 관할 지역의 진보적 단체들을 감시하는 보안수사대, 정보과 형사들이 오늘날에도 전국적으로 수 천 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공개된 사실입니다. 성북경찰서는 그동안 고려대학교 학생들의 활동을 관할하여 왔으며 이전 시기 고려대 총학생회, 단과대 학생회들을 감시, 학생회장들을 연행해 가는 역할을 충실히 해 왔습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학교 안에 들어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것은 이들이 이제는 버젓이 고려대학교 캠퍼스 안에까지 들어와 활보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8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일이 경찰의 학내 사찰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습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신원 미상자들의 학내 사찰

1) 정태호 총학생회장이 정경대 학생회장이던 작년 여름, 학생회관 식당부터 정경대 학생회실 까지 총학생회장의 행정을 쫓아오며 정경대 학생회장과 정경대에 게시된 정경대 학생회의 대자보 등을 카메라로 찍는 모습이 발각된 수상한 행색의 남성 A씨가 있었습니다. 당시 A씨는 결국 핸드폰의 총학생회장의 얼굴과 정경대 대자보 사진을 삭제하고 학교를 떠났는데, 당시 업무 관계로 함께 있던 서울대 학생회 일꾼이 서울대에도 출몰하는 ‘프락치로 의심되는 이’라고 말을 해주어 더욱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현 총학생회 임기가 시작한 후, 1월 17일에 총학생회실을 어슬렁 거리는 등 계속해서 캠퍼스에서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2) 4월 13일 저녁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 B씨는 민주광장의 편의점(깡통) 앞 벤치에서 학생회 일꾼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바로 뒤 벤치에 혼자 앉아 일꾼들 쪽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근처를 지나가던 또 다른 학생회 일꾼이 이를 미심쩍게 여기고 다가와 알려주었고, 그러자 마자 그 남성은 곧장 자리를 떴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은 바로 다음 날 아침 7시경 인적이 없는 시간 학생회관 계단 위에 올라와서 팔짱을 끼고 공안탄압 규탄 대자보들을 유심히 읽고 있다가 같은 일꾼에게 또다시 발견되었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일꾼을 확인하고는 황급히 빠른 걸음으로 정문 밖으로 달아났습니다.

3) 4월 23일에는 벙거지 모자 등 수상한 행색에 학생회관 컴퓨터를 자주 이용하던 40대 초반의 남성 C씨가 야심한 시각에 또다시 발견되었습니다. 
총학생회 일꾼들이 자초지종을 물어보자 자신은 신앙정치인(?)이며 중요한 국가적 안보관련 일을 한다고 답변,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메모에 청와대, 국정원 등의 필적이 발견되어 계속 물어보자 자신의 소속은 민주당이라고 하였습니다. 하시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자 국회의원 선거나 촛불시위 같은 때 학생들의 대자보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집한 후 한나라당, 민주당 등에 도움을 준다는 등 황당한 이야기를 계속하였습니다.

집에 빨리 가야한다는 이야기에 집으로 가시라고 하고 확인 차 학교 나가는 곳으로 따라가 보았더니 학관에서 정문으로 이동 후 집이라고 한 길음 쪽으로 가질 않고 고대 4거리 쪽으로 매우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를 수상히 여긴 총학생회 일꾼이 쫓아가 집에 가신다더니 어디 가시냐고 질문하니 이번에는 시장에 장보러 간다고 하였습니다. 이 때는 이미 밤 12시가 넘은 야심한 시간이었기에 다시 따라가 보았더니 이전까지는 횡단보도에서 파란 불에 건너던 사람이 어느 순간에 빨간불에서 횡단보도를 건너 달리기 시작을 하더니 100여m를 달려 황급히 어느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수상한 나머지 뒤쫓아 가보니 그가 고려대에서부터 빠른 걸음으로 이동한 최종 목적지는 청량리 역 인근 동대문 경찰서였습니다.

4) 또한 지난 해 11월 총학생회 선거운동 기간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 D씨가 인적이 드문 ‘젊은 고대’ 선거운동본부 방 앞을 유난히 기웃거렸습니다. 외모도 매우 건장한 체격에 빡빡머리를 한 그 남성은 누가 보아도 수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어 눈에 띄었습니다. 이에 선거운동원이 무슨 일로 오셨는지 질문을 했고 얼마 전부터 안암동에 거주하고 있고 11월까지만 학교에 올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D씨는 4월인 최근에도 계속해서 학생회관 주위에 나타나고 있으며 학우들이 채 등교하기 전인 이른 시간 교양관 등 게시판의 정권규탄 대자보를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광경이 계속해서 목격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총학생회 집행부 생활방에서 1박 2일 동안 숙박하다 뒤늦게 발견된 신원미상의 30대 남성, 학생회관에서 총학생회 실 앞 버려놓은 문서 더미를 뒤지는 사람, 무슨 일로 학생회관에 왔냐는 질문에 자신의 동아리를 찾아왔다고 둘러대는 행색이 수상한 40대 초반의 남성들이 있어 해당 동아리에 물어보았으나 동아리 측에서는 전혀 모른다며 황당해 하는 경우 등 학생회관에서 수상한 행보를 보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지고 있습니다.

5) 이전에도 학내에 소위 ‘프락치’로 일컬어지는 불법적인 사찰이 공공연히 자행되었습니다. 이에 학생들은 호포단, 자치 규찰대 등을 구성해 대응해 왔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2009년인 오늘에 캠퍼스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불법적인 사찰이 다시금 활개치고 있다는데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과 공안당국은 80년대 캠퍼스 안에 경찰들이 상주하며 학생들을 감시하고 연행해갔던 시절, 학내 상주 경찰들을 몰아내고 학내 민주화를 쟁취하자며 분노한 대학생들 앞에 철옹성 같았던 독재 권력도 한낱 종이호랑이에 지나지 않았음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과 공안당국은 불법적인 캠퍼스 사찰을 즉각 중단하라.

전사회적으로 이명박 정권의 공안탄압은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언론장악, 인터넷 길들이기, 집회시위 자유 박탈, 불법적인 전화 위치추적과 도감청까지 국민들을 통제와 억압의 대상으로 보는 독재의 망령이 부활하고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신고된 등록금 인하 문화제 참가를 근거로 정태호 총학생회장에게 부당한 출두요구와 수배조처를 자행하는가 하면 고려대 캠퍼스 안까지 활보하며 불법사찰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의 촛불 죽이기, 국민 길들이기의 일환입니다. 80년대 학내에 상주하던 경찰을 몰아내며 민주적인 총학생회를 건설했던 캠퍼스의 민주화가 20여년이 지난 오늘날 또다시 심각하게 위협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7, 80년대식 독재로 국민을 길들일 수 있다는 정권과 공안당국의 착각은 오래 갈 수 없습니다. 민족고대 총학생회의 자랑찬 역사가 그러하였듯이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하려는 공안당국의 불법사찰에 대해 총학생회는 앞으로 더욱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이에 대한 민족고대 학우들의 관심과 주의를 당부 드립니다.

42대 민족고대 총학생회

민족고대 반독재 투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