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방송 게시판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관련 게시물은 참 적은 곳인데

오랜만에 드라마 관련 글로 찾아왔습니다.

저는 이 드라마, 고백부부를 본방송으로 모두 챙겨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저께 하루 종일 몰아서 보게 되었고,

그렇다보니 이렇게 뒤늦게 후기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재밌는 후기글은 아니지만 좋았던 드라마라 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먼저 후기를 한 단어로 정리한다면, 이 드라마는 정말 '드라마'였습니다.

드라마라서 너무 좋았고, 드라마라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모든 드라마가 드라마 아니겠냐만은, 어떤 드라마를 보고 나서 이런 두 가지의 감정이 나타난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첫 화부터 마지막 화까지 총 12화

시간적으로 약 12시간의 분량

12시간 내내 울고 웃는 것을 반복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눈은 붓지 않아서, 아르바이트는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선, 뻔하고, 식상할 수 있는 가족애라는 소재를 잘 풀어냈습니다.

보통 KBS 일일연속극을 비롯한 여타 드라마의 가족애는 자식과 부모 또는 외부 인사들과 대립과 해결 속에서 나타납니다.

심지어 대립의 소재는 재산과 혈연, 현실 어딘가에 있을 법하지만 우리에게 대부분 있지 아니한 이제는 진부한 소재들입니다.

하지만, 고백부부에서 가족애는 우리가 부모님을 통해서 과거에 지나쳤던, 현재 내가 마주하는, 더 나아가 미래에 내가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지금도 느끼고는 있지만, 표현해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입밖으로 나오지도, 몸으로 표현되지도 않는,

지금 입에서 맴돌고 있는, 그 가족애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고백부부에서 가장 중점이 되었던 가족관계는 마진주(장나라)와 마진주 어머니 고은숙(김미경) 간의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아직도 표현하기 부끄럽지만 집에만 들어가면 어머니에게 껌딱지이기 때문에 너무 공감이 안 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모자관계도 특별하지만 마진주(장나라)와 고은숙(김미경)간의 모녀관계에서 나오는 그 감정은 배경음악과 어우러지면서

정말 아름답고, 슬프고, 부럽고, 눈물을 참기위해 깨무는 입술만큼, 가슴도 미어지는 감정이었습니다.

제가 딸이 아니기에 단지 부모와 자식관계, 거기서 더 공감을 하지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로 모녀가 참 애뜻했습니다.

그리고 최반도(손호준)와 마진주(장나라)가 친구들과 이야기 속에서 나오는, 이제는 그들이 20세 청춘이 아니라 38세 어른으로서의 생각과

특히 정남길(장기영)과 민서영(고보결)과의 대화에서 나오는 부모님이 자식에게 가지는 부성애와 모성애의 마음도 좋았습니다.

솔직히, 제가 자식이 있는게 아니라서 공감이 깊이 되었던 부분은 아니지만

나중에는 한 가정을 책임지게 된 부모로서는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애기 서진이(최반도와 마진주 사이의 아기)에 대한 그 감정은 정말 지금 알 수 없기에 장나라와 손호준의 연기에 단지 빠져있었지만,

내 어머니도 아버지도 저런 생각을 하시면서, 저런 상황을 겪으면서 사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소장하고 싶은 드라마였습니다.

현실이 아닌 드라마 속의 이야기였기에 너무 아쉬웠고,

드라마라서 너무 좋았던, 다행히였던 이야기였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12화라는 짧은 회차에 담다보니 11회, 12회가 특히 너무 집약적이었다는 부분,

그리고 이 드라마의 주 타겟층 설정 때문이었을지 모르지만

너무 마진주(장나라)에게만 초점이 집중되고 최반도(손호준)의 시간이 빠지지 않았나 이정도의 작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나머지는 내가 아직 너무 어려서? 부성애, 모성애에 공감할 수 없으니 아쉬웠고,

남자이기에 모녀관계의 섬세한 부분에 공감할 수 없어서 아쉬웠고,

제가 정상가족이라는 사고에 갖혀 너무 과몰입된 건 아닌가 하는 반성 정도 입니다.

아무튼 오래 기억에 남을 드라마였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10-01 00:24: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