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루한 대학원생의 유일한 낙은 안암동 맛집투어입니다. 사실 안암동에 맛집이란게 존재할리 없기 때문에 맛집투어라기보단 새로운 집 투어입니다.

제 청춘을 낭비한 엉클 자리에 독일식당이라는 곳이 생겼다고 하여 냉큼 소포게를 검색했습니다만, 아무도 크림 부대찌개를 드셔보시지 않았더라구요.

그래서 6명이서 크림 부대찌개를 조져보았습니다. 부대찌개의 매콤함은 없고 부대찌개의 덩어리들.. 햄이라던가 소세지가 잔뜩 있습니다. 대신 육수가 뻘겋지 않고 하얘요. 크림입니다. 맛은 대략 인스탄트 까르보나라 맛입니다만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사실 비쥬얼은 뭔가 리조또같은 느낌인데 밥은
따로 줍니다. 말라는걸까 말지 말라는걸까.

투철한 실험정신에 입각해 한 테이블은 밥을 말고 한 테이블은 말지 않았습니다. 그때쯤 서비스로 튀긴 만두가 나왔는데 만두가 맛있습니다. 뭐 어쨌든 결론은 밥을 말지 마세요.

맛은 대략 스프에 밥말아먹는데 스프안에 소세지랑 햄이 들어있어서 뭔가 개이득인 부분이지만 꽤나 느끼한데다 김치나 단무지가 없어서 다서 고난입니다.

그래서인지 학창시절 스프에 밥을 말아먹어본 사람은 크림부대찌개를 좋아했고, 에에 그게 음식이냐 개밥이지라는 사람들은 크림부대찌개를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때쯤 주위를 둘러보자 우리 빼고 아무도 크림부대찌개를 시키지 않은것을 보고 아아 고대의 혁신이 죽었구나 생각했습니다만, 6명중 4명의 밥이 남아있는걸로 보아 역시 보수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 한번 더 갈겁니다 맛있음.

사진은 비쥬얼이 개밥이라 안찍었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9-30 21:5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