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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리 박사님, 펭귄들 사이에 '광기'가 있을 수 있습니까? 저는 '광기'나 '착란'과 같은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뜻하는게 아닙니다. 펭귄이 그 혹은 그녀 자신이 레닌이나 나폴레옹이라고 생각할 수 있냐는 뜻이 아니라, 무리 생활에 지쳐버린 까닭에 미쳐버릴수도 있냐는 뜻입니다."
"음, 저는 한번도 돌덩이에 머리를 갖다박는 펭귄을 본 적이 없지만, 착란에 빠지는 펭귄들은 있습니다. 그들은 본디 있어서야 할 자리에서 벗어나, 바다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고 말죠."
이 펭귄들은 모두 오른편에 있는 해안으로 향하고 있지만, 그 가운데 중간에 있는 놈 한마리가 우리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얼음 끝에 있는 먹이장으로 가지도, 무리로도 돌아가려 하지 않습니다. 잠시 후, 우리는 그가 70km 떨어진 산으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에인리 박사는 그가 이 펭귄을 잡아서 무리로 돌려보낸다하더라도 이 펭귄은 곧바로 산으로 다시 향한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대체, 왜일까요.
이런 착란에 빠진 펭귄 중 한마리가 뉴 하버 다이빙캠프에도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곳에서 80km나 떨어진 곳이죠. 인간에게 주어진 규칙은 펭귄을 방해하거나 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서서 펭귄이 지나가게 나둬야만 하죠. 여기서 그는 광대한 대륙의 내륙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의 앞에 5000km나 놓여져 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그는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10-01 19: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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