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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7
익명
2015-09-06 13:52:01
제가 사실 체벌 얘기만 나오면 반대하면서 꺼내는 개인적인 얘기가 있어요.
저는 어릴때 부모님한테 맞고 자랐어요.
부모님은 맞벌이였고, 제겐 동생이 있었어요. 일곱살밖에 안됐던 저는 부모님이 없으면 항상 동생을 때렸습니다. 그때 그 어린 애가 어디서 그런걸 배웠겠어요. 부모님한테 배운거에요.
크고나서 보니 사촌동생네도 똑같더라고요. 그집 부모가 아이를 때려 키우는데, 그집 큰애도 작은애를 그렇게 때립디다. 부모님이 동생 때리지말라고 그렇게 혼내는데도 큰애는 작은애 때릴 때 죄의식이 없어요. 작은애가 자기 말 안들으니까 때리는거에요.
그걸 보면서 깨달았어요. 체벌은 아이에게 폭력을 가르치는거구나.
어린나이의 아이에게 잘못을 저질렀을 때 때리거나, 욕을 하면, 어린애들은 그게 당연한건줄 압니다.
잘못하면 맞는게 당연한 줄 알아요.
그래서 남이 잘못하면 때리는게 당연한 줄 압니다.
어른들 보는데서는 안해도 나보다 하위인 동생, 약한 친구, 강아지등등한테는 그런 폭력성을 그대로 내보입니다.
어른들이 아무리 때리지말아라 해도 몸으로 배운게 있는데 그게 쉽게 안바뀌어요. 사회성을 키워서 고쳐도 그게 머릿속에는 내재됩니다.
화나면 손부터 나가고, 욕부터 하고, 학교에서도 싸우면 일단 때리고보고, 그게 애가 태어날때부터 그런게 아니라 배운거에요. 쟤가 잘못했잖아, 그래서 때리는건데? 왜 잘못된건지를 몰라요. 어리니까요. 배운대로 한거에요.
저는 지금 체벌을 반대하고 폭력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가끔 어릴때 배워 머릿속에 내재된 폭력성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정말 화가나면, "아 때리고싶다." 할때가 있고 실제로 친한사이면 툭 치고 그런식으로 표출이 될 때도 있고요.
저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다혈질이고, 유난히 학교에서나 길거리에서나 연인사이에나 폭력기질을 보이는게 일정부분 체벌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폭력은 폭력을 가르칠 뿐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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