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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75
익명
2015-08-25 22:50:54
개인적으로 사진을 보면 불쾌합니다. 그런데 사진이 성범죄 미화는 아닌 것 같아요. 미화는 과장된 수사를 동원하거나 엉뚱한 논리를 덧씌워 어떤 일의 나쁜 혹은 정당치 못한 면을 파악하기 어렵도록 만듭니다. 사진은 그렇지 않아요. 직접적으로 <트렁크에 납치된 젊은 여성과 트렁크를 지그시 누르면서 담배를 피우는 중년 남성>을 보여줍니다. 내용이 분명합니다.
불쾌감은 미화가 아니라 오히려 사진의 '당당함'에서 비롯하는 것 같습니다. 보통 매체에서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내용을 다룰 때는 조심합니다. 뉴스에서 납치강간범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얼굴은 모자이크로 처리되고, <추격자>의 하정우는 사이코패스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몇몇 분이 납치강간이 주제인 야동을 언급하시는데 이것들은 음지에서 유통됩니다. 그러한 야동을 봤다는 사실이 곧 예비 성범죄자로서의 조건을 충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실명의 공간에서 남들에게 말하기 적절치 못한 취향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를 <사적으로는 부도덕성이 흥미 본위에 밀려날 수 있지만, 공적으로는 설령 그 일이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다루지 않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같이 언급해 주는 편이 바람직하다>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라고 정리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오늘날 이런 생각이 점점 깨지는 것 같습니다. 상업적으로 흥미만 끌 수 있으면 부도덕한 내용들을 차용해도 상관없는 것 같아요. 물론 어디까지가 부도덕한 것이냐는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연출되었음'을 알리기만 하면, 이것을 알리바이 삼아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표현해도 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저 '젊은 여성을 납치하는 남성' 사진이 그렇습니다. 연출되었다는 것을 알리더라도 저 뻔뻔하고 당당한 남성의 표정과 자세는 잘못된 것 같아요. 사회적으로 납치강간 범죄를 조장하느냐 아니냐는 차치해도, 상업성에 의해 공공연하게 도덕성이 개차반 취급당하는 메커니즘에 거부감이 듭니다.
요약하면 본문 작성자분의 성범죄 미화는 조금 핀트가 어긋난 것 같지만 왜 이렇게 여러 사람들이 그리 바람직해보이지 않는 도색 잡지의 상업 논리를 힘써 옹호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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