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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2
익명
2015-07-09 11:02:46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삼성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작업인데, 그 과정에서 삼성물산은 저평가, 제일모직은 고평가 되는 게 합병비율 산정하는 데 있어서 오너일가에게 유리했었죠. 증권업에서 10년 가까이 일한 경험으로 봤을 때, 직간접적으로 오너일가의 이익에 부합하게 주가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은 많아요. 오너일가가 직접적으로 관여했을 수도 있는 거고, 그게 아니더라도 동 합병을 예상한 기관 등이 삼물 숏, 제모 롱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실제로 삼물 저평가, 제모 고평가로 갔죠. 삼물 공매도 추이 함 보면 답 나와요. 실제로 지분공시 통해서 연기금이 포지션 축소한 게 확인되기도 했었고요. 암튼 양 사의 주가는 이렇게 오너일가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주가가 기업가치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 거죠. PER, PBR, EV/EBITDA 등 간단한 밸류에이션 지표로 확인해봐도 삼성물산이 저평가인 건 사실 자명한 상황이죠. 엘리엇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오너일가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황이 무르익었을 때 삼성은 양사의 합병을 결정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삼성물산의 경영진은 당연히 회사의 이익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그렇다면 합병반대로 가야죠. 합병비율이 그렇게 불합리한데 말이죠.), 독립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죠. 이재용 왕국 아닙니까. 이게 재벌 지배구조의 문제인 거에요. 물론, 자본시장법에 따라서 합병비율을 주가로 결정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삼성이 명시적으로 법을 어긴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이번에 엘리엇의 가처분신청도 기각판결이 난 겁니다.(외국은 자산가치 등 많은 변수를 고려해서 합병비율 산정하게 되어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한 삼성물산 주주들은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됩니다. 엘리엇도 주주일 뿐이에요. 자본이 외국계든 한국자본이든 크게 중요한 건 아니죠. 오히려 엘리엇의 주주행동주의가 성공하면, 엘리엇도 돈을 벌지만, 오너일가를 제외한 모든 삼성물산 주주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게 되는 거에요. 국익에 반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너일가의 이익에 반할 수는 있겠지만요. 엘리엇이 경영권을 노리는 것도 아니고, 주주로서의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겠다는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엘리엇의 행동이 왜 비난받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기업에 주식투자를 하는 건 당연히 돈을 벌겠다고 하는 거죠. 너무나 당연한 건데, 이거를 돈을 벌려서 튀려는 거라고 비난하면, 자본주의, 주식시장 없애야죠. 제가 보기에는 이 사안은 삼성 측의 합법을 가장한 심각한 불법행위이고요. 주주자본주의를 해치고 코리아디스카운트를 심화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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