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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45
익명
2014-05-16 23:26:53
235/ 저는 정치에 대해 수호자주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너는 위험하다'고 찍어내는 행위 자체가 문제적이라고 봐요. 민주주의란게 애초에 무엇이 위험한지 아닌지에 대한 추상적인 가치 판단(보다 정확히는 시민이 자기 자신을 지배하겠다고 결정한 정치 공동체 구성의 기본 원리)은 시민들에게 맡기는게 맞다는거죠. 시민의 절대다수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원한다면, 민주주의의 논리 중 그 어느 것도 그걸 막는 논리는 없어요. 만약 시민들이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문제 자체가 제기되지 않구요.
제가 제일 못마땅한게, 사람들이 너무 다른 사람들을 '멍청하다'고 여긴다는 점이에요. 그 누구도, 어떤 기준도 다른 사람이 멍청하다고 여기는 그 사람에게 우위를 보장해주지 않는데도요. 그 사람들이 멍청하다고 여기면 그 사람들을 설득할 논리나 이익을 제공할 능력을 자기가 가지고 있으면 되는 일이죠. 시민이 정말 모두 멍청하다고 진지하게 믿는다면, 민주주의는 대체 왜 합니까? 제가 생각하기엔 다른 누군가가 모여서 바보스러운 발언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비웃는게 결코 덕성있는 시민의 행위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비웃음은 너무 자주 자신의 무지를 감추는 도구에 불과하거든요. 아마 짤방들 보고 비웃는 사람들 중 정말 자신의 의견을 공적으로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지 전 항상 궁금합니다. 만약 그렇게 제시할 수 있다면 그 때부터는 정말 상대를 설득하고 공론이 나타날텐데 말이에요.
북한을 말로만 지지하는 정도로 정말 위협이 될지, 그건 검증하기 매우 까다로운 것 같습니다. 사회가 불안정해서 반체제적인 언급이 많이 나오는걸까요? 아니면 반체제적인 언급이 많이 나와서 사회가 불안정해지는 걸까요? 이 문제는 비교정치적으로 명백한 인과관계를 주장하기 어려운 것 같고, 그렇다면 이런 정도의 의심으로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는 건 문제적이라고 봐요. 특히 정책에 관한 사안에서는 체제에 위협이 된다고 여기는게 편집증적인 것 같아보입니다. 만약 그 정책이 무익하고 유해하다면 그 합리성을 따지고 들어가서 반박할 일이지 그 사람이 배후에 가진 음모나 의도가 있다고 상정하고 비난하는게 올바른 것 같지는 않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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