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절 휴일을 이용해서 계룡대에서 진행 중인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 KADEX 겸 지상군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방위산업체 취직까지도 생각하고 있는 군시절 후임과 함께 다녀왔는데, 사실 저는 밀덕은 아니지만 심장이 뛰게 만드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제일 먼저 K-21 보병전투차 & K200 장갑차 탑승 체험!!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탑승할 수 있게끔 되어 있더라고요. 단 13시 즈음까지만 체험이 진행되고, 이후엔 기갑장비 기동시범이 있었습니다.
실물로는 처음 만나는 소형무장헬기 미르온! 이륙하는 모습도 봤는데 생각보다 잘빠졌습니다 후후...
제 기억에서는 늘 사단장 타고 오는 헬기였기에 그닥 반갑지 않은 수리온 ㅋㅋㅋ 가까이에서 보니까 생각보다는 사이즈가 작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대충 눈대중으로는 블랙호크보다 꽤 작다고 느껴졌는데 실제로 그런지는 모르겠네요.
섹시하다는 말보다 더 좋은 표현법이 생각나지 않는 아파치의 위용 ㄷㄷ...
무장관제사 시선 방향과 연동되어 돌아간다는 저 30미리 터렛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그건 못 봤습니다 ㅎㅎ
저는 의정부 살고 있고, 의정부에는 꽤 최근까지 주한미군 기지가 남아 있었기에 주한미군 아파치는 오며가며 자주 봤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육군 도장이 박혀 있는 기체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뽕이 차오릅니다.
이왕이면 초코파이 모양 롱보우 레이더가 달린 기체였으면 좀 더 좋았을 것을 ㅋㅋㅋ 요건 아쉽네요 ㅎㅎㅎ
이건 또 K2A1이라는 개량형 전차로 소개하더라고요? 벌써 개량형이 나오나? ㄷㄷ 자세히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엔 포탑 상부 K6 기관총이 무인 터렛화 되어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올 때도 현대로템에서 만든 고속열차 타고 왔는데 전차도 현대로템 제품이네요.
제아무리 반응장갑이 좋다고 해도
나의 핵주먹은 막을 수 없지
거대한 전투장비만 볼 수 있는 건 아니었고, 요런 화기들도 만져볼 수 있더라고요. SNT 부스에서 추억의 K계열 총기를 만져봅니다. 먼발치에서 볼 땐 세계 최초의 볼트액션식 기관총 애증의 K3인줄 알았는데, 그걸 대체하는 K15 기관총(맞나?)이라 하더라고요.
(추억의 K14를 다시 만져서 신난 상황)
아직... 추억이 되지 않은
애증의 K2C1
DMZ 출입할 때 항상 걸치고 다녀야 했던 방탄조끼도 다시 만났습니다. 앞뒤로 두툼한 방탄판도 넣고 그 시절 그 감성대로 입어봤는데 생각보다 가볍더라고요? 예전에 느꼈던 그 무게가 아니었습니다.
기억보다 가벼웠던 건 이 방탄판 때문이었습니다! 모 기업의 제품인데, 제가 군시절 쓰던 방탄판보다 방호력은 더 좋지만 무게는 훨씬 가볍게 만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우수한 제품이 공격적으로 군에 보급되어야 할 텐데!!
전시물 중 가장 반가웠던 건 바로 이 57mm 무반동총이었습니다!! 이 망할 똥포 ㅠㅠ 아마 57mm는 아는 분이 많지 않으실 겁니다. 2차대전 때나 쓰이던 구닥다리 무기니까요... DMZ는 규정상 구경 60mm 미만의 무기만 반입 가능해서 우리 군 무기체계 중 60mm에 가장 가까운 57mm 무반동총이 불과 얼마 전, 아니 2024년까지도 GP에서 현역이었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국산 유도미사일 현궁으로 막 대체되었다고 해요. 아~ 진짜 이놈 쏴도 조준한 곳으로 날아가지도 않고 무게는 드럽게 무겁고 그랬는데 ㅋㅋ
근데 진짜 놀라웠던 건 이 57mm 무반동총을 설명해 주고 있던 하사님이 저와 제 후임이 복무했던 딱 그 사단, 그 여단, 그 중대 소속이셨습니다. 어쩌면 여기 있는 57mm 무반동총은 현역 시절 제가 닦고 조이던 그놈이었을 수도... 17년 4월 군번인 필자(우측)와, 18년 3월 군번인 후임(좌측)과, 병 군번으로는 19년 11월 군번이라는 하사님(가운데) 셋이서 진짜 너무 신기해 가지고 기념 사진을 남겼네요 ㅋㅋㅋ 동행한 후임이 "그럼 OOO 아시겠네요?"하는데 진짜 아심 ㅋㅋ 세상 진짜 좁다!
항상 멀리서 구경만 하고 직접 만져볼 기회는 없었던 국군 기갑장비도 가까이에서 만져봅니다. 야전방공을 책임지는 비호복합이랑 박격포 탑재형 K200 장갑차에서 폼을 잡아봤습니다.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사격통제장치가 달린 걸로 봐서 120mm 박격포를 탑재한 KSM 120 비격 자주박격포 아니었을까 합니다. 물론 뇌피셜입니다. 정확하게 아는 분 댓글 부탁드림니다.
미군 형님들도 몇몇 와서 장비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상 우측에 있는 분께 Did you volunteer to come to Korea? 라고 물었다가 ...No... haha... T.T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크흠... 역시 군대는 어느 나라나 가라는 곳으로 가는... 그런 시스템이구나...
< 소감 >
1. 밀덕 성향이 있는 분이시라면 무조건 강추! 신형 무기체계도, 해외 민수시장을 노리는 우리 기업도, 추억.... 아니, 애증의 보급품들도 모두 다시(?)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2. 미래 전장에 맞게 변화하는 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군필자라면 우리 군의 모습은 발전이 없는 것 같다는 불안감이 누구나 있을 건데, 이번에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특히 기동시범 때 드론으로 연막차장을 실시하는 모습 보면서 가만히만 있는 건 절대로 아니구나 느낀 것 같네요. 물론 군이 변화하지 않는 건 기술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걸 모르는 군필자는 없겠지만 ㅎㅎ...
3. 사실 군에 시끌시끌한 일이 잊을만 하면 꼭 터져서 신뢰를 잃어 가는 특히 군필자라면 더더욱 것 같은 요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계룡대에서 기동시범, 무기/장비 체험을 하며 소통하는 군의 모습도 있구나 느꼈습니다. 그래도 역시 현장에서 피, 땀, 눈물을 흘리고 있을 우리 장병들만큼 믿음직한 사람들도 또 없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10-05 08:20: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