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발해에 대해 배울 때 '소수의 지배층은 고구려인이고 다수의 피지배층은 말갈인이다' 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데요, 그 의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1) 고구려 멸망 후 30년 후에 거의 겹치는 지역에서 다시 나라를 세운 건데 어떻게 갑자기 고구려인이 소수가 된건지 (2) 고구려인과 말갈인의 구분은 어떻게 되는지입니다.

일단 말갈 다수설의 근거로는 보통 일본의 <유취국사>를 많이 다루는데요, 여기에 발해 답사 기록이 있습니다. 발해는 주현이 없고 촌장은 토인들이 맡으며 그 수가 적고, 다수의 구성원들은 말갈인이다~ 라는 내용이 등장합니다. 다만 발해는 지방 주현이 멀쩡히 존재하는 나라이고, 토인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 기록은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의문점을 풀어보기 위해 말갈에 대해 이해를 해보자면, 위의 사진과 같은 지역에 말갈인들이 거주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보통 사서에는 '말갈 9부'라고 하여 크게 9개의 부족으로 나누곤 합니다. 이들은 이름이 말갈로 묶인다고 해서 다 같은 애들이 아닙니다. 얘를 들어 백산말갈과 속말말갈은 그 정체성이 말갈보다는 오히려 고구려 쪽에 가깝고, 흑수말갈은 역사 내내 발해와 전투를 벌이며 대립하는 애들입니다. 이들을 하나로 묶기는 어려운 것이죠. 그래서 그냥 말갈이 다수다라고 묶어버리는 것은 상당히 적절치 않은 일입니다.

애초에 고구려는 멸망 직전인 7세기에도 단 한 번 전투에 15만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나라였던 반면, <수서>에 기록된 말갈 9부의 전체 병력은 3만 내외입니다. 애초에 인구 구성에서도 말갈이 다수가 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이 고구려가 망하고 30년 후에 딱 그 자리에서 발해가 세워졌는데 갑자기 고구려인은 소수가 되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죠.

오늘은 발해의 인구 구성에 대해 생각해볼만한 것을 가져왔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지면 재미가 없으니 간략하게 서술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9-27 07:4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