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시 돌아온 고파스 공식 철덕 타카기 양입니다 ( _ _ ) 봄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옆나라에 다녀왔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일본 원정 "철"분 보충기가 2024년 4월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지난 버전(2023년 11월)과의 차이점을 짚어보려 합니다.

▲ 브금은 이걸로 틀어주시면 ㅎㅎ

철도 패스권만 있다면 거의 모든 특급열차의 자유석을 골라 탈 수 있었던 작년 11월과는 달리, 자유석 없는 전석 지정석 특급열차가 많아졌습니다 ㅠㅠ... 물론 탑승을 제한하는 건 아니지만, 패스권이 있더라도 탑승 전에 미리 좌석을 지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겼습니다. 별 생각 없이 오는 거 아무 거나 골라 타는 스킬을 쓰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올해도 JR패스를 구입해야 했는데 가격이.... 그냥... 말도 안 되게 올랐습니다. 그래도 여행 기간 내내 기차만 줄창 타는 일정이기에 JR패스를 구입하는 것이 그냥 쌩돈 쓰는 것보다는 저렴했답니다.

자, 이정도면 이번 시즌2의 굵직한 내용은 전부 요약이 되는 듯 하네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0. 여행 전 이야기

이번 여행은 동해와 인접한 돗토리현 요나고로 들어가 도쿄에서 끝내는 일정으로 잡았습니다. 사실 원래는 요나고가 아니라 대한항공 직항을 타고 고마쓰로 들어가 노토반도 일대를 여행하는 것이 목표였고, 이는 몇 년 전부터 벼르고 벼르던 것이었습니다.

▲ 노토반도의 위치

그러나 이곳 노토반도가 바로 올해 1월 1일부터 큰 지진에 직격 당해 많은 피해를 입은 곳입니다... 「아직 덕질하러 방문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vs 「오히려 지금 방문하는 것이 지역 재기를 위한 일이다」 두 가지 생각 중 결국은 전자를 선택, 여행 계획을 바꾸었습니다. 노토반도 이쪽은 다음에 가기로...

(결국 계획을 수정 중인 타카기 양)

그래서 계획을 요나고 IN, 나리타 OUT 코스로 변경했습니다! 저는 이렇게 일본의 소도시로 들어가서 도쿄에서 끝내는 코스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작년 마츠야마 IN, 나리타 OUT 일정이 아주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있어 그런 듯 합니다.

아, 여기서 잠시 작년에 철분 보충기를 올리면서 주변 지인들에게 정말 많이도 들었던 질문에 대답을 좀 하고 가야겠네요.

"너는 일본 철도가 뭐가 그렇게 좋은 거야??"

에... 사실 저는 콕 짚어서 일본의 철도만을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한국에서도 기차 대가리 사진을 엄청 찍으러 다닙니다. 다만 철덕질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했으니까 에... 슬슬 한국섭에선 콘텐츠가 부족해서 옆동네까지 깃발을 꽂기 시작했다...라고 이해해 주시면 제일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일본의 철도에는 한국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 있고, 한국 철도에는 당연히 일본 철도에서 보기 어려운 모습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쪽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어 양쪽 모두 좋습니다.

(철덕질 한국에선 이젠 웬만하면 한 번은 해본 것들)

여담으로 한국에서는 이제 새로운 열차가 운행을 시작한다거나, 새로운 노선이 개통한다거나 정도는 되어야 처음 해보는 것들이지 않나 싶습니다 ㅋㅋㅋ 네, 맞습니다. 5월 1일부터 운행을 시작하는 KTX-청룡은 이미 시승 해보려고 예매를 다 해놨고, GTX-A도 몇 주 전에 타보고 왔습니다.

I. 인천 ✈ 요나고

아무튼 그런 이유로 한국에는 없는 철도를 경험해 보고자 일본으로 향합니다.

총선 당일이었던 4월 10일 수요일이 바로 출국하는 날이었습니다. 1호선 지하 서울역에서 공항철도 서울역, 지상 서울역으로 갈 수 있는 갈림길 사진을 하나 남겼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출국, 오른쪽으로 가면 철덕질이 시작되는 포탈(?)이죠. 철덕에게는 정말 설레는 갈림길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역 도심공항에서 짐도 부치고 공항으로! 공항에서도 도심공항 이용자 전용 출국장을 이용해 후다닥 면세구역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순간이동을 마쳤습니다 ㅋㅋㅋ 저를 요나고까지 데려갈 에어서울 RS0745편 A321-200 기체가 보딩브릿지 연결을 끝냈군요. 상당히 지연되어 도착했습니다 ㅎ;; 요나고라는 곳은 당초의 여행 계획을 수정하면서 처음 들었는데, 인천에서 직항편이 있다는 것이 참 고마웠습니다.

마침내 positive climb! 요나고까지 1시간을 조금 넘는 짧은 비행이 시작됩니다.

마침내

요나고, 도착...!

공항을 막 빠져 나왔을 때 사실 약간 놀랐습니다. 공항 주변에 진짜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ㅋㅋㅋ 공항이 아니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온 느낌이랄까요?

요나고 공항과 연계되는 유일한 역인 사카이선 요나고 공항역의 모습은 더 충격이었습니다 ㅋㅋㅋ 바로 이것이 역의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단선의 승강장과 작은 대합실, 그리고 매표기만 있는 무인역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주공항역도 공항과 연계되는 역임에도 시설이 소박하기로 유명한데, 여기는 청주공항역보다 더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요나고 공항역은 무인역이라서 JR패스 실물 티켓을 수령하려면 근처에 있는 요나고역까지 가야 합니다. JR 열차를 추가금 없이 무제한 탈 수 있는 JR패스를 이미 한국에서 구입해 놓았지만, 실물 티켓을 받기 위해 돈을 내고 기차를 타야 하는 아이러니 ㅠㅠㅠ

승강장으로 와서 기관사를 위한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한 컷 담았습니다. 이날 생각보다 추워서 깜짝 놀랐습니다. 저는 이미 서울에서 반팔을 입고 생활하고 있었고, 요나고는 서울보다 남쪽이니까 좀 더 따뜻할 거라 기대했지만 바람이 꽤나 차가웠습니다. 부랴부랴 캐리어 가방에 넣었던 바람막이를 꺼내 입었습니다.

한 가지 재밌었던 점은 열차도, 역도 미즈키 시게루 작가의 요괴 만화 「게게게의 키타로」로 꾸며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아마도 작가가 자란 곳이 이 사카이선이란 철도 노선이 지나가는 돗토리현 사카이미나토시(市)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역으로 들어오고 한~참이 지나 들어온 첫 열차는 안타깝게도 제가 가야 하는 방향으로 가는 차가 아니었습니다. 요나고역이 아닌 사카이미나토역으로 가는 열차죠. 승강장에 있던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저와 같은 요나고역 방향으로 가고자 했는지 이 열차를 그냥 보냈습니다.

그리고 혹시 눈치를 채셨는지 모르겠는데, 이 열차는 전기로 움직이는 전동차가 아니라 경유를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디젤동차입니다. 한국에서는 이제 완전히 씨가 마른 디젤동차를 일본에서는 아직도 이렇게 쉽게 타볼 수가 있습니다. 선로 위에 전차선이 없다는 점에서 이미 디젤동차임을 눈치채셨다면 당신은 철덕의 자질이 있습니다!

요나고 방향 열차에 오르고 요나고역에 도착했습니다. 내부 좌석에도 눈알 모양의 요괴 그림이 기괴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ㅋㅋㅋ

▲ 요나고 공항역부터 타고 온 디젤동차

II. 소도시의 분위기

요나고역에 도착해서는 제일 먼저 JR패스를 받았습니다! 이번 여행은 4월 10일부터 4월 14일까지 5일입니다. 하지만 기차만 줄창 타는 여행의 특성상 JR패스 7일권을 구입하는 것이 교통비를 덜 쓰는 방법이었습니다 ㅋㅋ... 결국은 이번 여행도 JR패스의 도움을 받게 됐습니다. 가격이 왕창 오른 것이 다소 마음 아프지만 쌩돈 잔뜩 쓰는 것보다는 낫기에...

이제 마패 JR패스를 수령했으니 본격적으로 철분 흡입을 시작합니다 후후후... 작년 11월 방일 때보다 해가 꽤 길어져서 늦은 시각임에도 사진을 찍을 여유가 있었습니다.

승강장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으니 JR서일본 특유의 노란 똥차 115계 전동차가 들어옵니다. 식빵을 싹둑 자른 것처럼 납작한 전두부 형상이 인상적입니다. 원래 중간 부수차였는데 마개조를 통해 운전실을 덧붙이다 보니 이런 특이한 형상이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런 마개조가 JR서일본의 특기입니다.

저는 이 노란 똥차를 타고 요나고역 근처의 히가시야마코엔역으로 가서 하늘에 빛이 소멸하기 전에 열차 사진 몇 장을 담으려 합니다.

일본 여행을 간 한국 사람들을 많이도 당황시키는 반자동 도어 개폐 버튼입니다. 열차 출입문이 '반자동'으로 설정되면 버튼 위쪽 작은 패널에 빨간 글씨가 들어오고, 그러면 open 또는 close 버튼을 눌러 승객이 직접 출입문을 여닫을 수 있습니다. 열차 외부에도 open 버튼이 있습니다. 열차에 탈 때도 승객이 직접 열고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 반자동 도어 작동 모습

(2023년 11월 촬영)

저는 요나고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히가시야마코엔역에 왔습니다. 이곳에 방문한 건 소도시의 작은 역 분위기를 잘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아마도 요나고로 들어온 첫날 이곳을 방문한 한국인은 제가 최초이지 않을까 합니다.

▲ 여기서도 거울을 이용한 셀카

소박하기 그지없는 역의 전경입니다. 양방향 좁고 긴 승강장, 그리고 반대편으로 건널 수 있는 육교가 전부입니다. 철도 노반 아래에 역 대합실이 하나 있긴 했지만 역시 우리나라 전철역 정도로 큰 사이즈는 아니고 작은 정자 수준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돗토리까지 운행하는 특급 슈퍼 마츠카제가 통과합니다. 꼴랑 2칸짜리 키하 187계 동차로 운행 중입니다. 생긴 것과 다르게 120km/h까지 가속 가능한 상당한 고성능 디젤동차고, 전동차가 아니기에 통과할 때의 굉음과 진동도 거셌습니다. 사진으로 담기지는 않았지만 그런 소음과 진동도 철덕질을 하게 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반대편에는 요나고까지 운행하는 주황색 열차가 멈추었습니다. 가공전차선과 맞닿은 집전장치(팬터그래프)가 보이지 않네요. 그렇습니다, 이 차량도 전동차가 아닌 디젤동차입니다. 돗토리에서부터 온 것 같네요.

히가시야마코엔역에 도착하고 몇 분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세상은 어둑어둑하고 더는 열차 사진을 담을 셔터스피드가 확보되지 않습니다. 첫날의 사진은 이정도로 만족하기로~

역에는 완전히 어둠이 내려 앉았습니다.

노반 아래에 위치한 대합실은 노란 조명이 은은하게 새어 나옵니다. 마치 1호선 전철이 개통하기 전의 팔각지붕 소요산역이 떠오르게 생겼습니다.

III. 무엇을 먹었는가?

히가시야마코엔역의 야경을 담고 다시 요나고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숙소는 요나고역 근처의 호텔로 잡았습니다. 도보 5분 거리 정도?? 너무 힘들고 지쳐서 대충 에키벤이나 두어 개 정도 사서 호텔 안에 들어가 먹고 자려고 했는데

먹음직스러운 식당이 있길래 에키벤 2개를 손에 쥔 상태로 그냥 무지성 입장했습니다 ㅋㅋㅋㅋ 결과는 대성공이었네요. 우설 정식을 주문했습니다. 우설은 처음 먹어봤는데 각종 만화에서 소의 숨겨진 별미처럼 묘사되길래 기대가 컸습니다. ...근데 등심, 안심 먹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더군요 ㅋㅋㅋ 물론 맛있긴 했지만 뭔가 기름진 맛이 부족하고 다소 뻣뻣한 식감이었습니다.

오른쪽 위에 있는 국은 소고기가 들어간 국이었는데, 굉장히 익숙한 맛이었습니다. 다만 무가 들어가지 않아서 상당히 아쉬웠다는 ㅠㅠ... 소고기무국으로 길들여진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엔 전투력이 아쉬운 국이었습니다.

요건 점원이 서비스로 '윳케'를 준대서 받았다는 ㅎㅎ '도대체 '윳케'가 뭘까?? 일단 준다고는 하니까 받겠다고 끄덕거리긴 했는데...'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육회 ㅋㅋㅋㅋ 육회를 일본에서도 그냥 발음 그대로 윳케라고 하더라고요. 부위는 우설이었습니다. 우설 육회라니 ㄷ... 이렇게 먹으니 한식을 먹고 있는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요나고역 안에 있는 상점에서 찍은 건데, 놀랍게도 철도 굿즈가 있습니다 ㄷㄷ 씹덕 굿즈는 많이 봤어도 특급 야쿠모로 운행하는 381계 전동차 굿즈가 있을 줄이야! 이 381계 전동차가 노후화로 인해 곧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보니 이를 기리고자 이런 굿즈가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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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차 통계 >

- 철도 이동거리 : 16.3km

- 도보 이동거리 : 6.59km

- JR패스로 절약한 교통비 : 3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