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배움터.
고대 화공과 새내기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선배들앞에서 주기율표 원소기호, 원자번호를 악으로 끝까지 외워야 한다.
뭣모르던 신입생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선배들 앞에서 일반화학 서적을 들고 그 안의 주기율표를 외워야했고
계속 글씨를 쳐다보느라 눈은 빠질 것 같았고 많은 내용을 한꺼번에 외우느라 머리가 지끈거렸다.
테스트를 받는데 잘 외우다가 80번대에서 막히고 말았다.
뭐였지 뭐였지 하면서 허둥대고 있는데
황근출 선배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서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손에 들고있던 일반화학 책은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나는 그날 황근출 선배님께 먼지 나도록 맞았다.
구타가끝나고
황근출 선배님이 일반화학 책에 있는 주기율표를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외워라"
"니가 선택해서 온 고대 화공이다. 악으로 깡으로 외워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정신없이 외웠고
황근출 선배님의 감독 하에 마침내 표를 전부 외웠다.
그날 밤에 황근출 선배님이 나를 불렀다
담배 두개를 물고 불을 붙여 한개비를 건네주며 말했다.
"니가 모르는 내용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 여기는 고등학교가 아니다. 교수님들은 선생님들처럼 친절히 가르쳐주시지 않는다. 여기 대학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니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 난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도록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사는거고, 그래도 실패를 했다면 니 과오는 니 손으로 되돌려야 돼.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외우라 한거다."
"명심해라. 민족고대 공대생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는 난관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막걸리를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난 그날 주기율표를 통해 고대 공대의 정신을 배웠고 그 정신에 취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30 00: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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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연재 2 유쾌하고 감동적이며 놀라운 이야기, 자작 연재 콘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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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등록일 : 2021-09-07 18:06:30 | 글번호 : 299414 | 0 13006명이 읽었어요 모바일화면 URL 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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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화공과 0x학번 졸업생이다. 나 때 새내기 배움터는 이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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