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늘의 BGM은 애니메이션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양'의 1기 오프닝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작가의 고향인 카가와 현 쇼도시마입니다.
물론 후술할 이유로 쇼도시마에 가지는 못하게 되었지만... ㅠㅠ 그 아쉬움을 BGM으로라도 날려 보려 합니다 ㅎㅎ

1.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설렁설렁 타카마츠역으로 걸어갑니다.
가는 길에 타카마츠 성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 보았습니다.
물론 오사카 성이나 나고야 성, 히메지 성에 비하면 아담한 규모입니다.
시간이 애매하기도 해서 안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습니다.

2. 방긋 웃는 미소가 귀여운 타카마츠역입니다 ㅎㅎ
시코쿠 최대의 기차역으로, JR시코쿠 본사도 이 역에 같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혼슈 쪽의 우노역과 연락선이 운행했다고 합니다.
지금은 세토 대교를 통해 기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3. 타카마츠역 앞에는 선포트 홀 타카마츠라는 고층빌딩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타카마츠 시내입니다.
야외전망대에 나가 보니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 날씨는 맑지만 태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4. 세토 내해를 바라보며 한 컷.
우리나라 다도해와는 또 다른 멋이 있어, 또 한 번 가 보고 싶어지는 곳 중 하나입니다.

5. 타카마츠역 앞에서 하루에 두 번 우동 투어 버스가 출발합니다.
타카마츠 교외에 있는 소문난 우동 맛집 두 곳에 데려다 주는 버스인데, 어느 식당에 가는지는 요일마다 바뀐다고 합니다.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1000엔입니다.
가이드 분들이 영어를 조금 하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기본적인 일본어는 어느 정도 할 줄 아시는 게 좋습니다.

6.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야마고에 우동입니다.
계란이 들어간 냉우동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따뜻한 우동만 먹었는데, 냉우동은 처음 접해 보았습니다.
전혀 비리지 않고 고소했으며, 우동 면발의 탱글탱글한 질감도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정말 여담이지만 여기는 아직도 재래식으로 우동 반죽을 발로 밟아서 만든다는데... 다행히 면에서 발냄새가 나지는 않았습니다 ㅎㅎ

7. 우동 투어 버스에 이렇게 우동 현이라고 적혀져 있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타카마츠를 포함하고 있는 카가와 현은 우동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그래서 '우동 현'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원래는 '우동 말고는 유명한 게 없다'는 지역 비하의 의미가 약간 있었는데, 이제는 카가와 현측에서 열심히 자학 개그(?)를 하면서 오히려 카가와 우동(사누끼 우동)이 해외에도 알려지는 등 긍정적인 면도 생겼다고 합니다.
만우절에 포켓몬스터 야돈을 현지사로 임명하는 등의 기행을 벌이기도 했다고(...)

8. 두 번째로 간 곳은 미야타케 우동입니다.
여기서는 따뜻한 가케우동에 어묵 튀김을 추가해서 먹었습니다.
심심한 맛이었지만 그래도 역시 기본에 충실한 곳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9. 우동 투어 버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10. 원래는 오후에 쇼도시마를 가려 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올리브 섬으로 유명한 곳이고, 오타쿠들에게는 '장난을 잘 치는 타카기 양'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지요.
그런데 태풍이 오는 바람에 여객선이 모두 결항이 되어버려... 할 수 없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다가 호텔로 돌아와 낮잠을 자고 했습니다.
저녁은 아케이드에 있는 식당에서 생선구이 백반을 사 먹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나오니 비바람이 더욱 심해져... 호텔에서 뉴스 보면서, 어머니랑 수다 떨면서 시간이나 때우다 일찍 잠들었습니다.

11. 다행히 밤 사이에 태풍은 타카마츠를 빠져나갔고 평화로운 날씨가 돌아왔습니다.
타카마츠 공항에서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탑니다.
출국장에 이렇게 우동 국물이 나오는 수도꼭지가 있습니다... ㅎㅎ

12. 타카마츠 현의 마스코트인 것 같은데... 뇌가 우동사리로 되어 있냐는 드립은 한일 공통인 것 같습니다.

13. 비행기 창문 너머로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다리인 세토 대교가 보입니다.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다리는 니시세토자동차도, 아카시 해협 대교도 있지만 도로와 철도가 같이 깔려 있는 다리는 세토 대교가 유일합니다.
아카시 해협 대교도 철도겸용으로 지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자동차 전용으로 지어버려서 JR시코쿠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ㅠㅠ

타카마츠 여행은 1일차와 4일차는 사실상 반나절이었고, 3일차도 태풍 때문에 오후에는 제대로 여행을 하지 못해서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입니다.
특히 쇼도시마를 가 보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나중에라도 시코쿠의 다른 지역과 묶어서 간다면 좋겠는데...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그저 요원할 따름입니다.

이번 타카마츠 여행기가 다른 여행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다른 여행기는 제가 예전에 다른 곳에 기록을 남긴 것을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여행기는 오로지 제 기억에만 의존하여 어제와 오늘에 걸쳐 새롭게 쓴 것입니다.
다행히 불과 1년 반 전이라 기억이 상당 부분 남아 있었고, 기억이 잘 나지 않는 부분도 인터넷에서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여행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기록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께까지만 해도 베트남 여행기를 끝으로 정리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한 달 가까이 이어 온 연재에 미련이 남아서 타카마츠 여행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여행기에 많은 분들이 타카마츠에 다녀온 경험담을 댓글로 남겨 주셔서 큰 힘이 되었고, 이 여행기를 올리기 잘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잡설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
그럼 이것으로 짧았던 타카마츠 여행의 짧은 여행기를 마무리합니다.
내일은 여행기 모음글 + 후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제게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질문도 환영입니다.

- 完 -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8-27 14:0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