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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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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8-04-26 00:21:11
일단 스포 글이니 다들 영화 보셨다고 가정하고 적겠습니다.
저는 메가박스에서 봤는데 스트레인지가 말한 it's end game 이 '가망이 없어' (방법이 없어 였나?) 라고 번역이 되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제 기억이 틀릴 수도 있지만...) 번역자가 영어식 표현을 가능한 한 문맥에 맞추어 여러 의역을 한 것들이 많이 보이긴 했고 그 중의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번역자가 영화 자체가 영웅들의 패배로 끝나니 그렇게 번역한 것 같은데 서양에서 흔히 두는 체스에서 게임을 진행 단계, 그 단계에 따라 사람에게 요구되는 사고 과정에 따라 3 단계로 구분합니다. 순서대로 '오프닝', '미들게임', '엔드게임' 입니다.
엔드게임에 돌입했다는 표현을 '가망이 없어' 로 번역하면 이미 승산이 없으니 토니 스타크라도 살리기 위해 타임스톤 넘긴다 라는 모양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엔드게임' 을 체스의 마무리 단계로 볼 경우 엔드게임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스에서의 엔드게임은 포석이라고 볼 수 있는 오프닝을 거쳐 미들게임까지의 모든 공방이 이루어지고 어떤 승부의 결착까지 수렴하는 포지션에 돌입한 이후를 이야기 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어떠한 승부의 형태로 수렴할 것이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데도 수 많은 변화수들 그리고 포지션의 함정들을 피하는 철저하게 미스를 범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가 수반되어야만 이론적으로 수렴할 그 승부의 형태(흑 혹은 백의 승리 혹은 무승부) 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들게임에서는 이론적으로 체스판의 형세가 어느 쪽도 실수 없이 두었을 때 승부의 행방이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는 점에 비해 엔드 게임 (혹은 엔딩이라 부릅니다) 에서는 어느 쪽도 실수 없이 마지막까지 진행 되었을 때 수렴하는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 점에서 it's end game 이라는 대사를 생각해보면 다른 가능성의 여지가 보입니다. 스트레인지가 타임스톤을 통해 모든 결과를 둘러보고 마련한 포석대로 미들게임이 진행 되었다면 엔드게임에 돌입했다는 것은 마무리 단계다, 즉 (우리의 패배로) 다 끝났다 는 의미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다음 작품에서 어벤져스의 반격이 있고 승리하는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타노스의 승리와 현재까지 거의 대부분이 영웅들이 패배하는 양상까지 스트레인지가 발견한 단 하나의 승리하는 엔드게임에 들어가는 미들게임이라는 반전이라는 재미가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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