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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9
익명
2012-08-17 01:26:18
이런 글도 있던데 어떤가요?
박정희 시기, 한국은 연 평균 8.5%의 경제성장을 기록했으나 이것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것이었다. 소비자물가는 그의 집권 내내 연 평균 16.5%씩 올랐고 국가부도사태 이후에는 연 25%가 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율을 기록했다. 때문에 그의 통치기간 동안의 실질경제성장률은 한국전쟁 이후의 이승만 시기보다도 낮았다. 박정희 시기 한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세계에서 가장 길었다. 그럼에도 70% 이상의 피고용자가 최저생계비 미만의 소득을 받았다. 여성노동자의 경우 최저임금의 20% 미만을 받기도 했다.
살아남으려면 은행 대출을 받아야만 했는데 당시 은행대출금리는 연 17.5%-26%였으며 심지어 30%를 넘긴 적도 있었다. 이것은 오늘날 조폭과 연결된 대부업체의 대출금리를 연상케 한다. 박정희는 진짜로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리는 나라를 만들었다. 50% 이상의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점심을 굶었다. 70년대 후반에 일어난 각종 민란들과 1980년의 광주항쟁은 단순히 민주화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벼랑 끝에 내몰린 사람들의 절박한 싸움이었다고 할 수 있다.
도표상으로는 물론 실제적으로도, 박정희집권기의 한국은 북한보다 훨씬 가난했었다. 정부는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충원하기 위해 곡물가격을 강제로 낮게 조정했다. 그 때문에 농촌 경제가 심각하게 피폐해졌다. 전체 농촌인구의 절반이 넘는 7백만명의 농민이 땅을 버리고 유랑생활을 하거나 판자촌에 정착해야만 했는데, 이것은 한국전쟁 기간의 인구이동보다 더 큰 규모였다. 물론 박정희의 집권 기간은 18년이고, 한국전쟁은 3년이었다는 것은 감안해야 하겠지만, 그의 저임금 정책이 전쟁 수준의 재앙을 초래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저임금 정책에도 불구하고 대외무역은 매년마다 크게 적자를 기록, 18년간 233억불의 적자를 냈다.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여 수출규모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만 보도하게 하였다. 그러나 수출보다 훨씬 많은 수입이 있었고, 수입품에 의존해야만 하는 경제체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만성적자에 의한 대외채무가 늘어만 갔다. 그 이자라도 갚기 위해 정부는 일본과의 굴욕적인 협상을 통해 외환을 들여와야만 했다. 그 한일협약이 오늘날 독도와 그 주변 해역의 관할권을 놓고 일본과 영토분쟁을 하게 된 원인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희정권 시기 내내 한국은 항시적인 외환위기 상태에 놓여 있었고, 결국 74년에는 국가부도를 맞았다. 정부는 경제위기를 오일쇼크 탓으로 돌렸지만 같은 시기 싱가폴과 홍콩, 대만 등 주요 경쟁국들은 오히려 대호황이었다.
1979년 박정희는 마이너스로 돌아선 국민총생산, 역대 최악의 경상적자, 엄청나게 상승한 물가만을 남겨놓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죽었을 때 정부가 보유한 외환은 거의 없었고 석유비축분은 단 7일치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남겨놓고 떠난 한국은 세계 4위의 채무국가였다. 오죽하면 뒤이어 집권한 전두환의 공약이 빈곤 퇴치였겠는가! 그는 박정희가 남겨놓고 간 빚을 갚기 위해 더 많은 대외채무를 져야만 했다. 전두환은 세계에서 4번째로 빚이 많은 나라였던 한국을 세계 1위로 올려놓았다. 1985년이 되었을 때, 한국 정부가 진 빚은 GDP대비 250%를 상회했다. 전 국민이 2년 반동안 아무 것도 사지 않고 아무 것도 먹지 않고 일만 해야 겨우 갚을 수 있는 채무였다. 이것이 그로부터 10년여 후에 터진 IMF와 구조조정 폭탄의 원인이 된 것이다.
오늘날까지 그 병폐의 얼룩이 남아있는 박정희의 집권은 차라리 재앙이었다. 사실 대외채무는 지금도 많이 남아, 현재에도 GDP대비 80% 가까이에 달한다. 한국은 여전히 항시적인 파산의 위협에 놓여있는 나라다. 따라서 박정희에겐 여러 잘못들이 있지만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만은 인정해야 한다는 말은 어떠한 근거로도 설명될 수 없는 것이다. 실제의 역사적 사실들과 경제학적인 통계들 가운데 그런 논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근거는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은 몹시 당연하게도, 박정희와 경제발전이란 태양과 명왕성 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성이 있는 멀쩡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박정희의 가장 큰 잘못이 바로 경제 실패였다고 말해야 한다. 일제부역, 쿠데타, 장기독재와 부패, 고문이나 인권유린보다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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