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33년 2월, 미국 시카고.

남부 이탈리아 태생으로 24세에 미국으로 이민을 온 주세페 장가라라는 청년이
루즈벨트가 대통령 당선 기념 연설을 하러 이 곳, 시카고에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부푼 꿈을 갖고 미국으로 건너왔으나 당시 대공황으로 인해 장기적 실업 상태에 있었던 데다가 몸까지 아파 오는 등
힘든 일이 겹치자, 그는 이것이 자본주의 체제와 무능한 대통령 탓이라는 피해망상에 빠지게 된다.
이에 그는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연설장에 도착한 장가라는, 자신이 150cm도 되지 않는 작달막한 단신이어서, 조준을 하기 위해서는 어딘가에 올라가야 한다는 걸 깨닫는다.
마침 그 장소에는, 흔들의자가 아닌... 멀쩡한 의자가 있었고, 그 의자 위에 올라가 발사한 총알은
대통령과 악수하던 안톤 서맥 시카고 시장을 피해, 루즈벨트에게 꽂힌다.

루즈벨트는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사망했고, 그의 자리를 이은 부통령 존 랜스 가너는 그가 그토록 반대하던 뉴딜 정책을 취소하고,
당시 유럽에 대해 불간섭주의를 고수한다. 그리고 유럽을 거의 통일한 히틀러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대공황을 극복하지 못했던 미국은 유럽 전역을 장악한 독일이나 신흥 공산국가 소련을 견제하지 못했고,
세계 양강은 미/소가 아닌 독/소 구도로 재편된다.

(실제로는 장가라는 흔들의자 위에 올라가 저격을 시도하느라 총알이 빗나가, 안톤 서맥 시장을 맞추어 죽였고, 루즈벨트는 멀쩡히 살아 뉴딜 정책을 시행, 2차 세계 대전에도 개입해 연합국에 승리를 가져왔다.)



[2]

1945년 12월, 서울.

신문사에서 일하던 기자는 모스크바 3상 회의가 끝나고 공식 결과 발표가 끝나기도 전인 26일, 한 전보를 받았다.
'소련은 한국의 분할 점령 및 신탁통치 주장, 미국은 이에 반대해 즉시 독립을 주장'

기자는 특종을 잡았다는 생각에 잠시 들떴지만, 아직 끝나지도 않은 회담의 결과가 벌써 나온다는 것에 의심을 품고,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니,
정작 한국의 신탁통치에 관한 이야기는 회담석상에서 나오지도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기자는 27일, 정식 회담 결과가 나온 이후 소식을 듣고 나서 정확한 기사를 재작성했다.

'미, 소 등 3상 회의 합의 완료, 한반도 5년간 신탁통치, 통치주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미국은 10년 - 4개국 합의 통치 주장, 소련은 5년 - 임정 자치 주장"

이 결과가 나온 후, 한반도는 찬탁과 반탁으로 갈라져 다툼이 있었으나, 공산주의 좌파는 소련의 지령을 받아 찬탁으로 선회했으며, 중도파와 우파는 민족주의 성향이 있었기에, 자치권을 부여한 소련의 신탁안에 찬성하였다.

“신탁통치가 아니라, 우리 손으로 임시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 3상 회의 결정의 요점이다”

반탁 운동도 별 소동 없이 잘 마무리되었기에, 미소공위는 결렬 없이 잘 진행되었으며, 결국 1950년 12월 말, 5년간의 신탁통치가 끝나고, 한반도는 잠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나뉘어 정쟁과 시위 소동을 거듭하며 남북으로 분단되었으나, 서로간에 큰 전면전은 없었기에 사이는 원만한 편이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주도하는 체제가 성립되기는 했지만,
박헌영으로 대표되는 조선공산당, 허가이의 소련파, 그리고 중국 출신의 연안파 등 여러 당이 병존해 독재 체제를 견제하였다.

남한에서는 1950년 실시된 의회 선거에서, 이승만의 독립촉성위원회나 김성수의 한국민주당 같은 우파들이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임정 출신의 김구가 이끄는 한국독립당, 그리고 중도파의 안재홍, 여운형 등이 대거 당선되어 온건한 성향을 띄게 되었다.

이렇게 유화적 분위기가 지속되던 1970년대 중반, 최규하 국무총리는 북한 최용건 주석과 통일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으며, 5년이 지난 1982년엔 한반도 남북 통일 정부를 수립한다. 당시 북한은 남한과 경제력이 비등했기에 수월한 협상이 가능했다.

이어 1984년엔 '냉전 이후 세계 최초로 평화적으로 통일한 국가'임을 내세워 미국 LA와의 올림픽 유치경쟁에 승리, '84 서울-평양 올림픽을 개최, 냉전 와해 무드를 조성하는 데 이바지한다.

박정희 등의 압축 경제개발이 없었기에 속도는 느렸지만, 대규모 전쟁이 없어 일제 시기 산업, 농업 기반이 멀쩡히 남아 있어 꾸준한 산업 발전이 가능했다. 이전의 지주 계층은 땅값으로 받은 증권을 가지고 공업에 뛰어들었다. 빈부 격차는 줄이지 못했으나, 한국은 성공적으로 농업에서 공업국으로의 전환을 완료했다.

일본이 2차대전 후 맥아더에 의해 '아시아의 스위스'로 불릴 만큼 완전 농업국가로 바뀌어 버렸기에, 한국은
동북아의 산업허브로 비교적 쉽게 성장할 수 있었다. 또한 자위대 또한 창설되지 못하고, 일본은 군대 없이 경찰로만 국내 치안을 유지하게 되었다. 물론 일본은 잠재력이 큰 국가였기에 하늘과 땅 차이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은 비등비등한 경제 규모를 갖게 되었다.

반면 대만에게는 좋은 일이 아니었는데, 미국이 아시아에서 손을 떼자, 중국이 1950년, 곧장 하이난을 점령, 대만에 대한 공격을 개시해 중국을 통일하였다. 대만이 없어진 후, 중공은 유고슬라비아와 함께 공산권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인정을 받고 강대국이 되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외국에 나가 시끄럽게 안하무인격으로 떠들거나 시간약속을 어기고, 위생관념이 없거나 '갑질'을 일삼는 등 "어글리 차이니즈" 라는 욕을 듣기도 했으나,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의 친일 인사들은 반민법에 의해 대거 죄값을 치렀으며, 2016년 현재는 이로 인한 뒷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공산정권하에 있던 폐쇄적 중국과, 세계대전 이후 피폐화된 일본 대신, 전쟁이 크게 없어서 문화유산이 잘 보존되어 있던 한국으로 관광객이 몰려 많은 관광수입을 올린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9-09 12:2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