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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전시회/행사 | 등록일 : 2020-11-09 14:39:27 | 글번호 : 9599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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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미쉘 바스키아 - 거리, 영웅, 예술》 전시 관람 후기




첨부 이미지 : 1개

          전시 전체적인 구성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키워드 세 개-거리, 영웅, 예술-에 맞춰 관람 순서가 제대로 맞춰져 있어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각 키워드에 대한 나의 생각을 풀어보고 싶다.

          우선 '거리'와 관련된 점들이다. 초창기 바스키아가 유명세를 타지 않았던 시절의 그의 그래피티(Graffiti) 작품(* 나는 개인적으로 그래피티를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일단은 전시회에서 다루고 있었으므로 작품이라고 해 두겠다.)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예술성을 논외로 하더라도, SAMO© 활동 자체에 대한 의문이 사그라지질 않는다. SAMO© 활동에서 인상적으로 보이는 점은 단 하나, 꾸준하게 메시지를 전하려는 노력을 했다는 점뿐이다. 그 외에 조형 또는 색채적인 아름다움이나 특수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예술계의 관심을 끄는 데엔 아주 적합했겠지만, 나는 이 자체를 예술 활동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Same Old Shit'이라는 메시지 속에서 그의 '저항 정신'을 엿볼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단지 그뿐이다. 예술사에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이기 때문에 그의 초기 활동에 과한 의미 부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다음은 '영웅'과 관련된 작품들이다. 바스키아가 예술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그가 꾸준히 그려낸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웅들의 표상과 관련된 작품들, 공룡이나 코믹스에 등장하는 히어로 등과 관련된 작품들이 여기에 속한다. 그는 모세의 발과 흑인 운동선수의 발을 상징적으로 한데 그려내는 것, 배트맨의 기호를 그리는 것 등을 통해 영웅의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바스키아의 작품을 관람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점은 '이게 왜 예술인가?' 혹은 '대체 어디가 아름답다는 거지?' 정도일 것이다. 이는 바스키아의 작품들이 대부분 낙서와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으며, 겉으로 드러나는 조형미가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SAMO© 활동 직후의 그의 초기작은 확실히 그런 면모가 보였다. 단순한 낙서들의 집합체로만 느껴지는 것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명성을 얻은 이후에 작업한 작품들은 색채 설계나 조형적인 면에 있어서도 상당히 신경쓴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에게 꾸준히 부여되는 키워드는 '저항 정신'이라고 생각하는데, 기존 미술계에서 사용해 온 평면으로 잘 짜여진 캔버스가 아닌 각목을 이용해 얼기설기 짜 맞춘 캔버스나 작은 캔버스 여러 개를 입체적으로 연결해서 사용한 것 등, 기존 미술계의 전통을 깨부수는 실험적인 작품들 역시 눈여겨볼 만했다. 이런 조형적인 미와 실험적인 예술성을 갖춘 상태에서 반복적인 흑인 영웅들에 대한 표상들을 그려내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의미적인 면에서도 완성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은 '예술'과 관련된 작품들이다. 그가 앤디 워홀과의 우정을 쌓아가던 시절의 작품들이 여기에 속할 것이다. 앤디 워홀과의 협업이나 후기의 그의 작품 세계를 탐구하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었겠지만, 내가 주목한 것은 주변 예술가들의 바스키아에 대한 평가를 짤막하게 소개해둔 것들이었다. 바스키아의 예술 작품을 해석하는 것보다도 그의 삶 자체를 조명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그도 그럴 것이 예술은 예술가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인생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나의 소감은, 바스키아는 순수한 인물이었으며, 그런 순수함이 그의 낙서와 같은 작품들이나 히어로와 관련된 표장 등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는 것이다. 그는 지극히도 순수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가장 좋은 친구이자 경쟁자였던 앤디 워홀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마돈나가 그에 대해 말한 인터뷰 한마디를 공유하고 싶다. "그는 진심으로 내가 부러워했던 사람이었다 … 하지만 그는 이 세상에 살기엔 너무 유약했다." (He was one of the people I was truly envious of … but he was too fragile for this world.)

          그의 작품들과 (특히 그의 초기 행보들과) 관련된 예술성 논쟁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가 담아낸 의미나 다양한 새로운 시도들을 본다면 그런 이야기는 싹 사그라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장 미쉘 바스키아는 그야말로 예술계의 '이단아'였으며, 그런 그의 기분 좋은 자유분방함을 만끽할 수 있는 훌륭한 전시였다고 생각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5-03-14 06:33:35:


댓글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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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익명 2022-03-27 07:3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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