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정 칼날..비자금·로비 '두 갈래'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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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크게 두 갈래로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건설 내부 감사에서 100억원대의 비자금이 만들어진 정황과 규모, 포스코 최고경영진이 비자금 조성 사실을 파악하고도 은폐한 의혹이 한 줄기를 이룬다. 또 다른 줄기는 이렇게 조성된 비자금이 포스코 최고경영진, 이명박(MB)정부 실세들에게 전달됐다는 금품 로비 의혹이다.



◆포스코, 왜 비자금 적발 사실 쉬쉬했나

16일 검찰 등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이 국내외 전체 사업 현장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시작한 것은 2014년 5월이다. 당시 포스코건설 본사는 베트남 하노이에 4개, 호찌민에 1개, 앙카잉에 2개의 현장을 각각 운영했다. 그 밖에도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 소속의 10여개 중소 규모 현장이 있었다.

감사 착수 후 3개월쯤 지난 2014년 7월 말 황태현 포스코건설 사장이 1차 보고를 받았다. 동남아사업단장 A상무와 현장총괄소장 B상무가 현지 공사 관계자들과 짜고 하도급 업체들로부터 리베이트를 받는 수법으로 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 용도에 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포스코건설 내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사장은 '조용한 처리'를 주문했다고 한다. 바깥에 알려지지 않게 내부 징계로 마무리하라는 뜻으로 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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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비자금, 어디로 흘러갔나

포스코건설 베트남법인에서 횡령과 비자금 주로 조성된 시기는 황 사장의 전임자인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이 같은 회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이었다. 정 전 부회장은 2009년부터 포스코건설 사장을 맡아오다가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 부회장은 2013년 11월 정준양(67) 당시 포스코 회장이 국세청의 포스코 특별세무조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포스코 회장 자리에 도전했으며 권 회장에게 밀린 이후 2선으로 후퇴했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MB정부 실세들과 친분을 맺어온 점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나 이명박정부의 '왕차관'으로 통했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 등과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업계에서는 박 전 차관이 정 전 부회장을 통해 포스코 인사에 개입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검찰은 정 전 부회장이 포스코와 MB정부 실세들 사이에서 일종의 '가교'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건설 비자금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검찰은 포스코건설 K씨와 J씨를 최초 전달자로 보고 이들을 소환해 조사했거나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수사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는 이 사건이 단순 횡령·배임을 넘어 정·관계 금품 로비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포스코건설 비자금이 정준양 전 회장에게 전달됐다는 내부 인사의 제보를 기사화한 본지 보도와 관련해 "(수사가 아직 무르익지 않았는데) 첩보 내용이 구체적으로 공개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김태훈·조성호 기자 af103@segye.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7-06 23: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