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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0
익명
2014-06-23 13:34:06
기원전 70년 경, 로마시대에,
로마 어부 중 일부가 이빨고래(범고래)를 사냥합니다. 사실 근대까지 서양인들은 범고래를 바다의 괴물이라 생각해 많이 죽입니다.
인간이 먼 바다까지 영역을 넓힘에, 필연적으로 육상의 포식자와 해상의 포식자가 영역을 겹치게 된 것이죠.
바다의 포식자이며 최강자인 범고래도 자존심이 있지,
자기의 반도 안 되는 인간들이 자신들를 먹이로 삼자, 인간을 향해 조직적으로 반격합니다.
기록을 보면,
기원전 70년 경 이후로 범고래가 로마군선을 공격하거나, 어민을 죽이거나, 어업을 방해하는 일이 많았다고 합니다.
허나, 자존심은 범고래 이상인게 인간이죠.
어디 한낮 미물 따위가 만물의 연장을 자처하는 인간을 사냥합니까.
당시 지상최강을 자랑하는 로마 군단 역시 범고래를 학살하기 위해 바다로 나갑니다.
전례없는 '육상포식자'와 '해상포식자'의 전쟁이 벌어집니다.
그러나 결과는... 인간(로마군)의 압도적인 승리입니다.
범고래가 암만 쎄다 해도,
활과 투석기와 기름과 불로 무장한 로마군대를 감당할 수는 없지요.
로마군에 의해 지중해 범고래가 싸그리 멸족 당해 버릴 지경에 이르지요.
범고래 입장에서는 인간이 자신들보다 쎄다는걸 알게 되는 첫 번째 사건입니다.
이후에도, 서양에서는 범고래를 안 좋은 동물로 여겨 학살을 계속합니다.
특히 12세기 이후에는 범고래는 포경의 대상이 되어 일부러 찾아다니며 죽입니다.
범고래가 암만 힘이 좋고 똑똑하고 빠르다 해도, 거대 함선에 작살포를 무장한 인간들을 당해낼 수는 없습니다.
12세기에서 20세기 초반까지 범고래 포경은 계속되고, 범고래 개체수가 빠르게 줄어듭니다.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에 걸쳐서까지 인간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지요.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범고래 개체수가 너무 적다는 걸 알고 포경금지가 됩니다.
비로소 범고래에 대한 인간의 지속적 공격이 그칩니다.
그러나 몇몇 국가가 포경금지 했다고 전 인류가 안 잡는 건 아니지요.
일본은 1981년까지 매해 40마리 이상의 범고래를 사냥했고요,
소련은 1980년에만 916마리를 잡습니다.
아이슬란드는 1950년대에는 해안 조업에 방해를 준다며,
폭격기와 저격수를 동원해 아주 작정하고 학살을 하기도 합니다.
(범고래 입장에서는 고대부터 보아온 작살이나 그물 수준을 넘어, 인류의 최신무기까지 맛보지요)
그리고 20세기 후반에나 이르러서야,
비로서 범고래에 대한 인간의 공격이 그칩니다. 간헐적으로 포획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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