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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6
익명
2015-09-24 19:43:18
75/ 당연히 아직 많은 개혁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는데 7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라 생각하거든요. 비판은 계속 해야죠.
지금 시점에서 장점은 수험생 입장에서 시간과 비용 관련해서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점? 응시제한이 없어 많은 인원이 경쟁해서 3%합격률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지 모르는 그때에 비해 지금은 들어갈 비용과 시간이 비교적 명확하죠. 물론 2~3년 내에 사시 붙는다 가정하면, 무조건 사시-연수원 체제가 더 쌉니다. 근데 그건 설법, 설비법, 고법출신 및 기타 상위권 대학에서 빨리 붙는 사람들 기준이고, 보통은 최소 4~5년 정도 생각하죠. 그렇게 되면 생활비, 최소 2년마다 새로 사야 되는 교재비, 학원비 등을 고려할 때 그리 싼 금액도 아니고, 시간문제도 보통 간과되는데 20대에서 4~5년은 짧은 기간이 아닙니다. 로스쿨은 어쨌든 입시과정에서 최대 2년인데 LEET준비 외에는 별로 할 게 없어서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학교생활 3년, 총 3회 볼 수 있기에 3수 해도 최대 2년 추가입니다. 비용과 관련해서는 로스쿨 학비가 많이 과장되어 있는데 제일 비싼 축에 들어가는 고연로가 1년에 2000만원대입니다. 학비만으로 절대로 3년간 1억까지 들진 않죠, 생활비 등을 포함한 금액이라면 맞긴 하겠지만. 다만 로스쿨이 생각보다 장학금을 많이 뿌리고 저리대출이 가능해서 저소득층에게는 사시보다 유리합니다. 중산층의 경우도 잘 한다면 장학금 받고 다닐 수 있으니 사시랑 크게 차이나지 않을 수 있고요. 아마 제일 불리한 게 성적이 애매한 중산층일텐데 가계소득에 따른 장학금 받기 어려울 수 있고 성적 때문에 성적장학금을 받지 못하거나, 좋은 곳에 갈 자신이 없어서 대출받을 때 부담감을 느낄 수 있겠죠.
그리고 학생 입장에서 수험부담이 들어든다는 점도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사시/연수원시험, 변호사시험 문제 자체의 난이도를 비교해보면 생각보다 넘사벽으로 차이나진 않습니다. 변호사시험이 사시 1차, 2차, 연수원시험을 각기 객관식, 사례형, 기록형이라는 이름으로 도입한 것인데 다만 합격률 치아 때문에 떨어트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부적격자를 거르는 것이 목적이기에 상대적으로 지문이 친절하고, 지엽적인 곳에서 출제되는 경우가 더 적고, 사시 끝물에 도입된 8지선다 같은 문제는 없다는 것이 차이입니다. 그리고 사례형, 기록형 채점을 할 때 더 후하게 하는 편이고.
마지막으로 예전처럼 모두가 연수원이라는 단일 교육기관이 아니라서 법조인들 모두가 선후배관계로 묶여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기수문화 타파가 노무현이 로스쿨을 도입하려 했던 주된 이유로 알고 있는데요. 이것과 관련해서 예를 들어, 예전에 들은 얘기인데 변호사를 수십 명 시절에는 서로 다 알던 사이라, A변호사가 잘못해서 패소한 것에 대해 손해배상을 걸 변호사를 찾으려 해도 다들 꺼려했는데, 사시정원이 늘고, 출신학부 등이 다양해지면서 변호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가 좀 더 쉬워졌다고 하더라고요. 법조인 상호간 유대감이 줄어들었다는 점은 서로간의 유착이 덜 문제될 수 있어서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이론상 장점들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사시도 문제가 없는 제도는 아니어서 사시를 부활시켜도 개혁은 필요할테고. 계속 두 제도를 병행시키자는 얘기가 있는데 그러면 일본처럼 로스쿨만 망하기에 비효율적이어서 둘 중 하나만 존속시키는 게 바람직할테고. 로스쿨 폐지할 경우 여태까지 로스쿨 도입을 위해 들어간 비용 및 사시부활과 개혁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비판은 계속 하되 한동안은 더 지켜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도입된지 7년 된 제도인데 적어도 몇 년 간은 더 지켜보는 게 맞지 않을지. 희망사항이지만 나이만 많고 실무경험 없는데 강의랑 연구도 대충 하면서 정계나 이권에만 관심있는 교수들이 많이 나가고, 좀 더 젊고 유능하고 실무경험 있거나 연구 더 잘 하는 젊은 교수들이 많이 들어오면 로스쿨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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