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엄청 성공해서 나중에 엄마랑 아빠가 나한테 해준 거 다 갚아줄게.""
어렸을 때는 이런 말을 자주 했었다.
정말 그러고 싶었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다.
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다가 내 꿈이 생겼다며 휴학을 했다.
첫 번째 실패와 두 번째 실패.
첫 번째 실패는 아쉬웠다.
바로 내 앞에서 합격자가 나왔다.
그래서 다시 시도했다.
이번엔 꼭 성공하겠다며 휴학을 했다.
""엄마, 아빠, 나 이번에 딱 한 번만 더 믿어줘. 이번엔 할 수 있을 것 같아.""
또 실패했다.
이번에는 아쉽지 않았다.
난 합격자와 거리가 멀었다.
그리고 다시 복학을 하였다.
1년 후의 복학이다 보니, 신입생처럼 바쁘게 한주를 보냈다.
바쁘고, 힘들었고, 외로웠다.
문득 너무 외로워서 핸드폰을 들었다.
연락처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내 손은 그 많은 사람들 중 한 사람에게도 전화를 걸지 못 했다.
그러다 나는 뭐에 홀린 듯, 연락처를 끄고 카톡을 열었다.
'엄마'라고 되어있는 카톡창을 열었다.
페이스톡을 걸었다.
신호음이 꾀 길어졌다.
내 마음도 무거워졌다.
그러다 끊으려고 하니, 엄마가 받았다.
""딸~""
""응""
""응 딸~ 난 지금 일 끝나고 아빠랑 차 안이야~""
""응""
내 학원비를 위해 몸이 아프다던 엄마는 작년부터 일을 시작했었다.
그리고 이제는 대학비를 위해 일을 계속하고 계신다.
""딸~ 밥은 먹었어? 배 아프다는 건 괜찮고?""
""응""
입술을 꽉 깨물었다.
울지 말자... 울지 말자...
""딸... 무슨 일 있어? 표정이 왜 그래? 울어?""
""그냥 이것저것... 내 전공 고민하느라.""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
""아빠 바꿔줄까? 아빠랑 한번 이야기해볼래?""
""아니 그게 아니라, 나 잘하면 졸업이 1년이나 늦어질 수도 있어.""
미안해, 진짜 미안해... 엄마 딸 못났지?
조용하던 아빠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왜 그런 것 같고 울어. 울지 마. 괜찮아. 천천히 해. 천천히.""
미안해 아빠. 미안해. 눈물 때문에 입을 열지 못하겠어.
""엄마 아빠 걱정은 하지 마 딸.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이제까지 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했는데?
""응응... 끊을게.""
""그래~ 나중에 또 전화하자~""
""응""
나는 똑똑하지도 않은, 소심한, 고집만 센, 못난, 그런 사람이다.
그리고 나는 똑똑한, 자신감 있는, 잘난, 그런 딸이 되고 싶다."


- 고려대학교 대나무숲 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29 23:4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