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기계공고졸.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졸.  제46회 사법시험 합격 ──────────────────────────────────
  
1. 글을 시작하기 전에 제가 감히 이 자리에서 합격기라는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만큼 긴 시간을 돌아서 또한
  
제자신에게도 많은 부족함을 느끼면서 지나온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합격기를 쓰는 것은 제 글을 읽은 누군가가


이 글을 통해서 새로운 희망과 의지를 가지고 한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저 또한


힘들 때 합격기를 읽고서 힘을 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존칭은 생략하겠습니다.






2. 운명의 시작


96년 12월의 어느 날 일상처럼 퇴근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방송대의 신입생 모집공고를 보았다. 기계공고를


졸업하고 최저임금에 가까운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경험하면서 항상 배움에의 욕구가 맘속에 있었던 나에게 우연히 눈에 들어온


신입생 모집공고는 뒤돌아보면 필연이었던 것 같다. 학과를 고르다 법학과가 눈에 띠어서 입학을 하게 되었다.


법학과 지원시에 고시공부에 대한 생각은 없었지만 늦게 시작하는 만큼 열심히 하고 싶었다. 처음 학교교과서를 보다가 친한


형이 권영성 교수님의 헌법 기본서를 추천해서 읽는데 한문을 모르기 때문에 한 페이지를 읽는데 빨리 읽어봐야 30분이었다.


아파트 기계실에서 24시간을 근무하고 다시 하루를 쉴 때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5-6시간 공부하면 고작 10장 정도를


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친한 형이지만 그때는 잘 몰랐던 승인이형이 매일 그러고 있는 나를 보고 “방송대에 또 똘아이 하나


생겼구나”라고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쨌든 이런 식으로 1년 정도가 지나면서 많은 사람도 새롭게 만나게 되고 주변에 고시공부를 하시는 선배님들이 몇 분 계서서


사법시험에 대해서 그제서야 어떤 시험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또 그 당시에 고향친구 중에 서울대 다니는 친구도


고시공부를 하고 있었는데 점점 막연히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생각을 하게 된 것이 남들보다


1시간 더 하면 합격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자 겨울에 고시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98년 2월경이었다.


이미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2월말에 직장을 그만두었다. 또한 술 먹고 노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한때는 가수가 꿈이었다. 물론 노래를 못해서 군대 제대하고 포기했지만...) 친구들에게도 사정을 이야기 하고


양해를 구해야 했다. 이때 몇몇 친구가 만류를 했다. 어차피 안돼는 것 왜 하느냐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 다른 친구는 어느 날


술먹고 와서 너 사람이 변했다고 하면서 화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왕 하기로 맘 먹은 이상 냉정해져야만 했다. 이때부터 고향


친구들과는 거의 연락을 끊고 철저하게 혼자 생활을 했다. 공부는 3월 1일부터 시작을 했다. 그해 5월이 어머니 회갑이셨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공부를 한다고 하니까 가족들이 어머니 회갑을 위해서 모았던 돈을 내 생활비로 지원을 해주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3. 1차공부기간


처음 3월에 공부를 시작할 때는 방송대 독서실에서 나보고 똘아이라고 했던 승인이 형하고 공부를 같이 했다.


승인이 형이 8월에 손해사정인 2차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히 열심히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이때가 가장 열심히 공부


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공부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순수하게 책보는 시간을 체크하면서 10시간 정도를 하고 토요일에는 8시간


정도를 하고 1주일에 한번은 꼭 형과 함께 맥주 한잔하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아마 형이 없었다


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 것이다. 좋은 동반자가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 좋은 습관을 가질 수가 있었다. 9월부터는 11시간 정도를


공부를 하다가 12월에 신림동에 왔다. 하지만 내가 막연히 생각하던 신림동과는 너무나 다른 모습에 적응을 못하고 하루 종일


만화방에서 일과를 보냈다. 결과는 당연히 불합격, 이시기에 열 받아서 한 것이 담배라도 끊어야지 하고 담배를 끊은 것이


유일한 일이었다. 다시 일년 가까이를 청주에서 보내면서 또 10월부터 10시간 이상씩 하기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바보 같은 짓이었다. 남들은 12월이나 1월경에 막판스퍼트를 하는데 난 그것도 모르고 힘쓰다가 또다시 1월에 몸에 탈이 나서
  
병원신세를 지고 10일 가까이를 공부를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월한 달 서울 친구 집에서 열심히 했으나 2점차이로


불합격이었다. 2000년 5월 아예 서울로 이사를 했다. 여름에 친구 방에서, 고시원으로 이사를 했는데 우연히 중학교 동창을


만나서 신림동 생활에 많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8월부터는 매달 전국모의고사를 보고 10월부터는 새로운 친구들과 불어


스터디도 같이 했다. 이때도 11월에 몸이 아팠지만 다행이 12월에는 다 나아서 막판 정리에 지장이 없었다. 한국 속담에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 자신 또한 이번에도 안 되면 청주에 내려가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시험 결과는 평균 94점 합격


이었다.


4. 2차 공부기간


1차 합격 후에 3월부터 6월까지 정신없이 놀았다. 몸이 만신창이 상태였다. 다른 사람들은 1차합격하면 힘이 난다는데 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서 그런지 아님 한고비 넘었다는 안도감 때문이었는지 도저히 공부가 되지 않았다. 생동차 때는 10문제씩


찍어서 1문제 정도씩 풀고 마지막 4일째는 아예 시험도 보지 않았다(이때 기본을 다지지 않은 것이 다음해 기득권때 패인의 하나


인 듯하다).


7월 1순환부터는 맘을 고쳐먹고 10시간 이상씩 했지만 딱 1달이 지나자 몸에서 거부반응이 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정상적으론


안되겠다 싶어서 공부방법에 신경을 많이 쓰기 시작을 했다. 하지만 기본도 안된 상태에서 방법에 넘 신경을 쓰다보니 한마디로


모래성 쌓기를 시작한 것이나 마찮가지였던 것 같다. 또한 결정적으로 비법대나 마찮가지인 내가 2순환 모의고사도 상법을


친후에 행정법부터 약간 어려움을 느끼자 모의고사 보는 것도 포기하고 혼자 공부를 하기 시작을 했다. 이것이 그해 기득권에


결정적인 패인이 된 것 같다. 어느덧 3월이 되고 그제서야 사례집을 보기 시작 했으니 이땐 너무 늦은 시기였다. 극도의


불안감 속에 월드컵의 아우성(이때 이후로 축구를 싫어하게 됐다. 여전히 국가대표경기는 보지만), 시험 첫날 점심시간 친구와


대화하는 중에 내가 헌법사례를 반박에 풀지 않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절망에 빠져들었다. 하루하루 시험장에 가기 싫은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정신없이 4일이 지나고 결과는 헌법과 형법의 과락....... 예상했던 결과라 충격도 크지 않았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실력이 모자랐던 것 같았다. 다시 1차준비., 45회 1차 90점 합격이었다. 삼시에서는 공부방법을 나름대로 터득을


했기 때문에 합격을 기대했지만 나 역시도 행정법의 폭풍을 피해 갈수는 없었다. 이때도 내 자신이 납득을 하기 위해서 엄격한


교수님이라면 과락을 줄 수도 있는 답안이었다고 위로를 하고 맘을 잡았다. 12월에 다시 준비를 시작하면서 스터디를 하기


위해서 광호 형을 만났는데 시험 보는 그날까지 같이 식사하고 같은 독서실에서 스터디를 하기도 했는데 형이 너무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다. 형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물론 형도 같이 합격을 하여 기분이 배가


되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주변에 긍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을 사귀고 스터디를 하기를 권한다. 내가 불안감을 표출하곤


하면 형은 항상 우리가 왜떨어져, 한근씨가 왜 떨어져 하고 힘을 주었다. 사시째는 이제는 정말 공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마지막 시험을 치르고 내 좋은 넋두리 상대가 돼주었던 홍지서점을 찾아가서 이런 말을 한 기억이 난다.


내가 앞으로 10번을 더 시험을 봐도 이것 이상은 못 보겠다고..... 이 말은 시험을 잘 봤다는 것이 아니고 3-4과목은 잘보고


1-2과목은 보통이고 1과목정도는 제법 실수도 있고 이런 것이 내가 아무리 비험을 봐도 반복이 될 것이고 실력도 더 이상 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는 모두 토익준비에 바빴지만 공부는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토익준비도 하지


않았다. 발표 날 12시 30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서 절망 속에 시내버스를 타고 신림동을 향하고 있는데 6동사무소 앞에


시내버스가 정차하기 직전에 홍지서점 한사장님의 전화가 왔다. 순간 모든 것이 정지된 느낌.... 바로 내려서 이름을 확인 하는


순간 그냥 감사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홀로 골목길에 들어와서 눈가의 눈물을 닦고 어머니와 가족들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5. 글을 마치면서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합격의 영광을 안고서 글을 쓸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가족들의 보살핌 특히 못난 아들 뒷바라지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힘든 농사일을 하셔야 했던 어머니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린시절 아버님이 일찍


작고하신 이후에 고등학교마저 겨우 졸업한 아들이 이제야 겨우 어머니 어깨의 무거운 짐 하나를 덜어드린 기분입니다.


또한 지하에 계신 아버님께서도 이제는 좀더 편히 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언제나 정신적으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장명운 선배님(건강하시길), 아주 좋은 습관으로 나를 이끌어준 승인이형(쾌유를 빌며), 아직도 신림동에서 고분분투하고 있는


기남, 윤성, 정욱이, 용호씨(올해는 합격의 영광이 함께하기 바라며), 또한 4년 전부터 합격하면 꼭 합격기에 써달라고 했던^^


신림동에서 처음사귄 경석씨(결혼을 축하하고)......


모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6. 공부방법에 대한 조언


수많은 자료의 홍수 속에서 이미 많은 방법을 듣고 있을 것이므로 교재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한마디로 기름밥을 먹다가 사회과학 공부를 시작하였으므로 마인드 전환에 있어서 상당히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에 단지 합격을 하기 위한 공부를 하였으므로 고득점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맞지 않는 방법임을 알려드립니다.


제가 1, 2차 시험준비를 위해 학원에 다니면서 느낀 점은 학원에서 가르치는 양은 100점을 맞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오히려


넘치는 양을 강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1차 컷트라인이 83점 정도이고 2차의 경우는 50점도 안돼서 85점,


50점정도 공부하면 충분히 합격할텐데 저렇게 해야 할까 하는 의문이 강하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맘을 비우고 1차


85점, 2차 50점을 목표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1차시험의 경우는 범위 확정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자신있는 민법과 형법은 그대로


하고 헌법을 부속법령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이론은 권교수님 기본서를 목차위주로 보고 판례를 정확히 공부하는 방식을 택하였


습니다. 결과는 43회 87.5점, 45회 85점이었습니다. 2차시험의 경우는 한두 과목에서는 꼭 실수를 하므로 55점 이상의 고득점을


목표로 하는 전략과목이 두 과목 있어야 하는데 민소법과 형소법을 전략과목으로 하고 나머지 과목은 50점을 목표로 정리를 했습


니다. 그럼 도대체 50점 정도가 어느 정도의 양인지 감이 없으실텐데, 예를 들면 제가 고득점을 목표로 했던 민소법의 경우


신림동 유명강사인 박00의 강의량의 60-70%정도를 정리하고 이해를 했는데도 민소법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고 고득점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자신있는 과목은 답안지에 그대로 표출이 되어 답안의 전체 인상이 좋아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머지 과목은 특A급 이외에는 논점을 간략하게 논거 하나 정도 정리하고 단지 판례만 좀더 신경을 쓰는 방법


으로 폭넓게 정리하였습니다. 결과는 최저 46-최고 56점 당초 목표한 대로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느 정도의 속독이 가능해야 시험이 가까워 올수록 진도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되는데 저는 책을


빨리 보기 위해서 어느 한 부분을 공부한 뒤에 또는 점심이나 저녁식사 후에 바로 전에 공부한 부분을 목차위주로 빠르게 읽는 습


관을 들였었는데 이것이 시험 바로 직전이 되면 특히 2차에서 5월부터 시험 전날까지 무리없이 일정소화를 가능하게 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 제가 느낀 포인트는 바로 전에 본 것이라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 많으므로 너무 생각을 하려 하지 말고 그냥


머릿속에서는 기억되고 있다는 믿음으로 일단 빨리 넘기는 습관을 가지다 보면 어느새 회독수가 증가할수록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정도가 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 밑줄을 그냥 생각 없이 긋지 마시고 특히 형광펜 사용시에 주의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


니다. 밝은 색 형광펜의 경우 자주 사용하게 되면 눈이 부시게 되어 속독의 방해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상 제가 생각했던 것


중에서 일반적인 것을 제외하고 좀더 남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느낀 것을 적어 보았습니다. 선택과 도전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열매는 수많은 걱정과 불안감 속에서도 멈추지 않고 한발 더 앞으로 나가는 사람이 맛볼 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시험은 운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운마저도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간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모든 분들께 합격의 영광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7-28 08:3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