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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BEST
익명
2024-07-07 16:55:22
11/ 답이 꽤 모호합니다.
1) 니체의 영원회귀는 실체라기보다 하나의 사고실험입니다. 영원회귀는 '만약 영원히 지금과 같은 인생을 반복하는 허무한 상황에 놓이게 될지라도, 너는 그것을 축복이라고 받아들일 만큼 지금의 삶에 충실하냐?'라는 질문을 줄여서 일컫는 말입니다. 영원성이라는 개념 하나만 따지고 봤을때, 니체는 오히려 영원/절대성 같은 가치를 강하게 비판하는 학자입니다. 다만 문제에서 제시한 '절대'라는 단어가 또 거슬리는 감이 없잖아 있네요.
2) 먼저 짚어야 하는 부분이, 문제에서 지목한 것이 불교가 아니라 부처라는 것입니다. 불교 철학/사상이 방대하고 또 계파마다 입장이 상당히 다른데, 이 경우는 붓다 = 초기불교의 사상에 주목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초기 불교의 사상에는 윤회, 무아가 있습니다. 무아라는 것은 모든 것이 인연에 의지해서 발생하고 흩어지는 것이기에 실체란 없다는 말입니다. 반면 윤회는 내가 죽으면 다음 세상으로 무언가(영혼.etc) 가 이어진다는 개념입니다. 즉, 윤회 개념은 특정한 실체나 속성이 영원히 윤회를 통해 지속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성립하는 것입니다. 이 무아-윤회의 모순은 이후 불교철학의 발전과 정교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습니다(궁금하시면 무아-윤회 문제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정리하자면, 부처 = 초기불교라 한다면 윤회 사상의 존재 때문에 영원성이 '절대'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설령 무아-윤회 문제의 해결법을 통해 윤회가 영원성을 가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해도, 무아와 윤회라는 법칙 자체가 영원한 것이기에 영원한 것은 절대 없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붓다 사후 만들어진 공 사상(모든 것은 비어있다. 모든 인식대상은 실체도 본질도 없는 현상이고, 부처가 설한 법조차도 그러하다. 공이라는 개념조차도 본디 비어있어 정의할 수 없다. 단지 우리가 공에 이르기 어렵기에 부처의 설법, '공'이라는 단어 같은 언어에 의지할 뿐이다.)에 따른다면 2번이 명백히 답입니다. 이 경우는 모든 실체, 나아가 언어, 개념, 이론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사상이니까요.
철학과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아는 주제라 답을 해 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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