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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익명
2012-02-23 22:20:05
조선시대 보쌈은 나름대로 문화(사회에 이로운 문화만 문화가 아니라는 전제하에)였습니다. 물론 정조관념이 강해서 처녀보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요.
따라서 대부분 보쌈의 대상은 과부였는데, 유교가치관 하에서 사실상 재혼이 불가능하고 자식이라도 없으면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보쌈은 일종의 사별한 기혼여성의 재가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 양가의 합의하에 보쌈이라는 형식으로 재혼이 이루어졌고(그냥 재혼하면 죽은 지아비에 대한 배신으로 돌로 쳐죽여야 마땅하지만, 보쌈당했으니 어쩔 수 없지- 하는 식으로 다 알면서 봐 줍니다) 나름대로 잘 살기도 했답니다. 아무튼 여자 혼자 살기 힘든 시대이기도 했으니 드러내놓고 말은 못 해도 보쌈당하실 바라는 과부도 있었다지요.
물론 이런 보쌈 이외의 형태는 역시 무슨 말로 포장해도 납치였고, 대부분의 여자들이 인정하고 살았다고 해도 견디지 못한 다른 여자들이 받은 고통이 정당화되는 것도 아닙니다만.
아무튼 이런 세태를 풍자해서 보쌈하러 자루랑 몽둥이 들고 들어갔더니 여자가 샐쭉 웃더니 먼저 자루에 머리를 들이밀더란 내용의 사설시조가 기억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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