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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익명
2017-05-27 16:38:44
사람이 모두 사라진 거리. 사막에서 불어오는 건조한 바람이 만드는 공허한 소리 속에서 낡아빠진 문이 열렸다 닫혔다하며 삐걱거렸다.
사람이 모두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기계들은 고기를 만들고 있었다. 상자에 다 들어가지 못해 길바닥에 널부러져 썪어가는 고기들, 끊임없이 타오르는 화롯의 그을리는 소리, 그리고 어른이 되자마자 물에 가라앉아 죽어가는 동물들의 비명소리...
나는 그 비참한 모습을 보며 그들이 왜 죽어야 하는지, 그들은 무엇을 위해 죽게되는지 알 수 없었다. 사람들이 떠나버린 세상에서 그들이 죽어야할 이유를 나는 알 수 없었다. 내 심장속에 심어진 화약과 내 몸을 둘러싼 번개를 바라봤을 때 나는 운명같은 것을 느꼈다. 나는 기계 옆에 서서 내 심장속으로 향하는 도화선에 불길을 당겼다. 나를 죽여서 죽음을 앞둔 저들을 살릴 수 있다면 내 목숨은 아깝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실수로 죽여버린 고양이 '너스'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기뻤다.
도화선이 타들어가는 '치잇-'하는 소리와 함께 문뜩 사람들의 곡괭이질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내가 이 기계들을 없애버렸을 때 다시 사람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기를, 다시 그들의 곡괭이 소리가 들려오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염원하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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