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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페이지에 있는 ‘지하철을 탄 197cm의 시선’이라는 글을 읽다가 문득 옛날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봅니다.
본문은 반말체입니다.
1)
울 학교 농구부 애들이 돈암동 가는 마을 버스에 우루루 올라탔는데 그 시절 마을버스 천정이 낮아서 박재헌, 전희철 이런 친구들은 머리가 천정에 닿아 고개를 숙여야했다. 내 옆에 전희철이가 섰는데 고개 숙이고 가는 모습이 불편해보여서 자리를 비켜주며 앉으라고 했는데 괜찮다면서 끝까지 서서 갔다.
2)
안암역(그 땐 안암역이 없었음) 대학약국 뒷골목에 조그만 목욕탕이 있었다. 주말마다 갔는데 항상 나처럼 혼자 오는 친구가 있었다. 자주 보다보니 통성명까지 하게 되었다. 자기는 축구부 93학번이고 이름은 김대의라고 했다. 볼 때마다 '국가대표 해야죠' 하면 '당연하죠' 했는데 진짜로 나중에 국가대표가 되었다.
3)
안암역 삼성통닭 지하에 당구장이 있었는데 야구부 아지트였다. 손민한, 진갑용 같은 네임드들은 아주 가끔 왔고 1, 2학년 애들이 바글바글했다. 96년에 김선우가 입학해서 선배들이 가끔 델꼬 왔는데 당시 당구 핸디가 초보 수준인 50인가 80인가 그랬다. 그래서 게임에는 끼지 못하고 주로 구경만 했는데 어쩌다 김선우가 게임을 해서 이기기라도 하면 농담조로 ‘야. 너는 메이저리그 갈 놈이 겜비 정도는 내줘야 되는 거 아니냐?’’ 그러고 놀았다. 농구부 박재현(위에 박재헌이는 93이고 얘는 94)이는 항상 혼자 와서 조용히 있다가 한 게임씩 하고 갔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7-16 02: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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