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oid=032&aid=0002921448&sid1=110&opinionType=todayColumns

'시청자들은 ‘해피엔딩’을 마뜩잖게 여겼다. 한서진 가족과 김주영에 의해 죽임을 당한 사생아 혜나와 평생 고생만 하다 병들어 죽은 그 엄마 김은혜가 불쌍하다고 입을 모았다. “죽은 이들은 용서하지 않았는데, 죽인 이들이 스스로를 용서했다”는 댓글에 눈이 멈췄다. 강준상과 한서진, 그리고 부부의 딸 예서가 흘린 눈물은 가장 쉬운 방법의 참회가 아니었을까. 그들의 뉘우침은 세상이 정한 기준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찾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졌다. 강준상이 병원장 자리가 보장된 의사직을 그만둔 것도, 예서가 검정고시를 치러 정시로 대학에 가겠다는 것도, 온가족이 ‘스카이캐슬’을 떠나 이사를 간 것도 모두 그 자신들의 행복을 위한 결정이었다. 그들의 ‘이기적 유전자’는 그렇게 ‘악’에서 ‘선’으로 모드를 바꿔 ‘가족’이라는 ‘캐슬’을 지켜냈다. 죽은 혜나의 납골함에 가족사진을 넣는 장면에선 소름이 끼쳤다. 자신들의 참회에 스스로 진정성과 가치를 부여하고자 타인의 죽음마저 도구화하는, 선을 위한 악이었기 때문이다.

누구도 그들이 망가뜨린 타인의 삶에 대해서는 책임지거나 보상하지 않았다. 시종일관 정의로웠던 ‘우주 엄마’ 이수임만이 영재와 영재 아빠, 영재네 가정부였던 가을이, 김주영의 딸 케이 등 ‘욕망의 희생자’들을 돌봤다. 잘못을 저지른 자들은 단 한번 참회의 눈물로 면죄부를 얻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말끔히 포장된 삶을 산다. 과거의 잘못들은 훗날 ‘간증’의 소재쯤으로 소비될 게 뻔하다. 구조는 그대로인데 사람만 바뀐다고 세상이 달라질까? 작가는 명문대 입시라든가 부와 명예 같은 정형화된 욕망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들의 삶 어디에나 ‘캐슬’이 세워질 수 있다는 것을,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욕망들이 ‘꿈’ ‘가족’ ‘사랑’ ‘행복’ ‘정의’라는 이름으로 유통되는 사회 어디에나 그 욕망을 컨설팅하는 김주영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최종회는 평화로운 해피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을 가장한 잔혹극이었던 것이다.'(후략)


요렇게도 생각해 볼 수 있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7-02 15:1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