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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8-10-12 03:21:56
원래 한자어가 순우리말보다 대체로 조금 더 격식을 갖춘 말이 맞습니다. 사대주의나 그런것 때문이 아닙니다.
나이 vs 연세(춘추), 키 vs 신장, 염통 vs 심장, 기우 vs 홀짝, 기우 vs 괜한 걱정 등등..
표의 문자의 유일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의미 함축 능력이 뛰어난 덕분인데요, 한 음절에 해당하는 글자에 담아낼 수 있는 이미지(감각)가 많다는 것입니다. 정치/언론인들의 한자어 vs 순우리말 용례나 과학자들의 말을 보면 특히 그렇죠.
번외로, 2000년 이후 들어 과학용어들을 (주로 일본에서 번역된) 한자어를 (혹은 영어그대로를) 사용하지 말고 순우리말로 바꾸자라는 운동이 서울대 자연대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거의 실패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순우리말을 쓰면 훨씬 뜻을 담아내는 데 필요한 음절 수가 많아지거나, 적은 음절수를 유지하려다보니 보니 의미가 와닿지 않기 때문이죠.
예시를 들면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승 vs 거듭제곱
회절 vs 에돌이
전개도 vs 펼친 그림
합동 vs 꼭맞기
궤적 vs 자리길
굴절 vs 꺾임
토크 vs 돌림힘 (이건 영어지만)
그나마 나은 형편인 수학물리학 위주로 정리해봤습니다. 화학이나 생물학은 순우리말을 보면 더 가관입니다.
의미를 담아서(do tagging) 저장하고(store) 전달하는데는(deliver) 한자어가 효율적인게 맞기 때문에 한자어를 고급지다고 느끼는건 절대 허황된게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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