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댓글 57
익명
2018-07-17 00:30:24
ㅠㅠ
말이 길어질거라는게 바로 그런 이유였습니다.
1. 임진왜란 초기에 일본군은 해상보급을 시도하지 않은게 맞습니다.
아니, 나고야에 전국구급의 조병창을 건설하고 엄청난 물량을 보급준비하고 선박들을 모은건 맞습니다만, 그것들은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등의 거점으로 실어나르기 위해서지 조선처럼 조운선을 이용해 강으로 보내는 방식을 이용하려는건 아니었습니다.
2. 일본군의 기본 보급은 육로
히데요시 시대에 일본의 기본 보급은 마차나 수레입니다. 옆동네 처들어가는거니까 중앙화된 보급선 개념도 없고, 저쪽 대가리 따면 그 영지가 우리꺼되니까 그밥 먹으면 되어서 걱정이 없습니다. 게다가 화폐 경제도 발달해서 언제든 쌀을 돈주고 사오면 되니까 부대 주변에는 보급을 담당하는 전문 상인도 있을뿐더러 부대 자체에도 보급담당 보급전문부대(소하태)가 따로 있어서 각군대가 알아서 지들 먹을걸 챙겨서 끌고가게 했습니다.
일본군이 보급을 신경 안썼다는게 아니라, 일본 내부에서 돌아가는 보급 시스템이 있었다는 겁니다.
물론 지들땅에서 치고박고하던 그대로 남의 나라에 가면 처망할게 뻔하니까, 히데요시도 바보가 아닌지라 일단 부산에 커다란 창고를 모두의 힘을 모아서 만들어놓고, 거기서부터 각부대가 알아서 필요한만큼 가져가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습니다.
3. 그런데 조선은
보부상의 나라
마차 그게 뭔가요
님 수레 끌고 문경새재 넘어볼래요?
실제로 일본군 기록에나옵니다. 문경세재를 바퀴달린걸로 넘을수가 없어서 사람이 직접 지고 넘었다고. 시바루 시바루 하면서.
근데 문제는, 임진왜란 내내 일본군의 주요 보급은 부산 - 문경새재-서울-평양 이 라인이었습니다.
조선의 열악한 도로사정 때문에 일본 본토에서 할만했던 육로 보급이 헬조선 난이도로 올라갑니다.
부산에서 쌀 10가마를 끌고 육로로 서울까지 오면 쌀이 1가마가 남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건 좀 과장이지만 대충 계산을 해보면
큰배한척이 쌀을 200석 싣고 평양성에 오는데 이거면 고니시의 1만8천명이 3일은 먹습니다. 2끼씩 먹으면 6끼x18000 =108000끼죠. 이걸 육로로 운반하면 말이 500필이 필요합니다. 밑에 말하겠지만 사람도 500명 입니다. 500명이 60일이면 굳끼제먹 해서 500x120끼= 60000 끼. 절반이 오다가 없어집니다. 말은 뭘 먹는지 몰라요. 뭐 길가에 풀 먹고 그러겠죠? 하하.
말 말고 사람이 직접 싣고 오면 2000명 필요합니다. 계산 안할래요.
4. 게다가 조선은 의병의 나라
보급을 위해 부산에서 출발한 300명 이하의 일본군은 지나가던 선비와 지나가던 승려를 만나 소리없이 사라집니다. 호위가 500명 정도는 되어야 살수있습니다. 아까 계산 했죠? 500명은 밥을 하루에 1000끼 먹습니다. 끌고 가는 사람 말고 호위만요. 호위만. 500명.
5.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일본군은 굶주리지 않았다.
조선군이 도망가면서 흘리고 간걸 주워먹어서 잘 살았습니다. 보급도 불가능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왕창 보내면 가긴갑니다.
6. 한계에 달한 육지보급
평양성 까지 일본군에게 넘어가고 함경도도 털립니다. 바꿔말하면 일본군은 부산에서 평양까지, 개마고원까지 사람이 끌고가야됩니다.
쌀은 있습니다. 부산에 많습니다. 나고야에도 많습니다. 일본의 쌀 생산량은 조선을 초월한지 오래인데다, 조선에 보내느라 쌀값이 올라서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로 벅벅 긁어모아서 쌀은 넘칩니다. 심지어 일본 본토에 아직 투입이 안된 6만정도의 예비대도 있습니다. 근데 못갑니다. 얘네들 조선에 보내봐야 쌀 나르는 사람만 더 필요해집니다. 창고에 쌀은 많은데, 이 쌀을 전선으로 보낼 방법이 없습니다.
조선이 했던 것처럼 배로 보내면 되는데 그걸 못하네요. 일본이 배를 못만들어서? 배로 실어올 생각을 못해서?
누구 때문에?
플랜 B 당연히 있습니다. 현지 조달입니다.
근데 조선 남자들 다 전쟁 끌려갔죠. 쌀이 나오질 않습니다.
그리고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농사가 좀 돌아가니까, 점령지를 안정시킬 정책도 펼칩니다. 조선인들에게 엄청난 세금 혜택을 줍니다. 무려 한해 수확량의 40%만 바치면 된다고 관용책을 펼칩니다. 일본 본토에선 50%가 보통이니까요
근데 조선인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왜냐면 당시 조선은 고정 세율이나10%, 25%가 높다고 대동법 하니 마니 이야기 나올때니까요(공납의 폐단은 있지만). 현지 조달은 실패하고 의병만 창궐하게됩니다. (아예 없었다는건 아님)
7. 그래서 후퇴합니다.
굶어뒤져서 후퇴하는게 아니라 굶어뒤질께 뻔하니까 후퇴합니다. 전투에서 이기고도 후퇴합니다.
그리고 제일 깊숙이 들어갔던 고니시, 가토는 진짜로 쫄쫄 굶어서 뒤지기 직전까지 갑니다. 고니시는 삼일간 굶다가 간신히 다른 부대를 만나서 식량을 나눠 먹은 기록도 나옵니다.
8. 조선 수군이 없었다면
애초에 쳐들어올때는 수레로 충분할줄 알았습니다. 근데 와보니까 아닙니다. 그래서 수군(이라고쓰고 해적이라고 읽는)을 쓰기로 합니다. 당장 이순신을 쳐부수라고 합니다. 그래서 일어난게 한산도대첩이고, 여기서 깨져서 계획이 좌절됩니다. 조선 수군이 없었으면 부산과 같은 병참 기지가 군산, 서울, 평양에 생겼을겁니다. 그럼 그냥 성쌓고 알박고 버티면 장땡입니다.
9. 정유재란
그래서 정유재란때는 아예 수륙병진을 내걸고 나옵니다. 수군이랑 육군이 같이 가서 전라도 조지고, 해안따라 보급선 확보하고, 경상도 전라도 두개 먹고 강화 맺자. 실제로 원균이 수군 다 말아먹고 나서 왜군은 전라도 밑으로 쑥쑥 밀고 들어옵니다. 그리고 명량에서 이순신의 벽을 못넘고 다시 깨지죠.
10.무한 알박기
그 다음부터 왜군은 왜성을 쌓고 알박기에 들어갑니다. 근데 그 왜성 대부분이 바다나 강을 포함하고(보급로를 확보하고) 안전한 항구를 만들고 그 항구를 엄호할 수 있게 지어집니다.
그래서 이순신 영감님도 육지에서 단단히 보호 받는 왜성을 쉽게 깨지 못하고 바다 그 자체만 견제하게 됩니다.
11. 정리
전쟁 내내 왜군이 쫄쫄 굶어서 뒤진건 아닙니다.
왜군도 호구가 아니니 지들이 굶을것 같으면 제일 먼저 튑니다.
초기에 그렇게 당한 다음에는 굶지 않고 버틸 수 있는데 까지만 나갑니다.
하지만 조선 수군과 이순신 영감님이 없었으면 더 멀리, 더 많이 나갔을겁니다. :
작성자에게 경고나 강등(이용정지) 처분이 필요한가요? 매일 무작위로 선정되는 고파스 배심원들에게 판결을 맡깁니다.
(주의) 신고 내용에 욕설,폭언 등 불필요한 글을 쓰시면
[]님이 강등됩니다.
사유만 간단히, 감정을 배제하고 써주세요.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