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차부부
김학래-임미숙, 최양락-팽현숙 부부가
서로 배우자를 바꾸어 연기한
국내 최초 스와핑꽁트



#1
손님    (씩씩거리며 등장) 아니 뭐 장사를 이따위로 해요??
          (농산물을 가리키며) 이거 국산 아니지!?
양락    중국산이여.
미숙    메이드 인 차이나!
손님    아니 그럼 그렇다고 말을 해야지 이거 완전 사기 아냐?
양락    아니 사기라니 나 진짜 환장하겄네! 요기 써놨잖아유~
          (쪼그려앉아 리어카 한귀퉁이를 가리키며) 여기여기여기 봐봐 여기
          원산지 중국산! 여기 써있어~ (깨알같은 글씨) 요즘은 정확해요!
학래    야임마 해도 너무한다 요게 뭐냐 요게
양락    아니 가만있어봐! 좀 빠져.
          (손님을 향해) 손님 제 얘기는, 나는, 어,
          국산이다 유기농이다 이런 거 팔아본 역사가 없어!
          나는! 그냥 ONLY 중국산이여. 왜냐면은! 마진이 좋아.
미숙    그럼 40년 최씨 고집인디~
손님    어, 정말 미치겠네 (양락 멱살잡고 흔들며) 내 돈을 물어주든가!
          장사를 접든가$&%^&#^&
양락    (짤짤 흔들리며) 아니아니 어차피! 나는 무허가여.
손님    (광분하여 다시 흔듦) 어우 빨리 내 돈 내놓으라고요!!!!!!!! (난장판)


#2
양락    (판매용 당근을 먹는 미숙에게) 아이 그만 좀 처먹어!!!!!!!
          참 이건 짬만 주면 그냥 처먹어. 뭘 팔라그려~!???
학래    (양락을 떠밀며) 그먄 혀~! 마 거 저 남 먹는 거 가지고 그러는 게
          제일 치사한 놈이여! 먹게 좀 놔둬! 앉아봐!

학래    사람이 말여 너한티 내가 진작부터 얘기를 좀 해주려 그랬는디 잉?
          그 아무리 어려워도 집장만부터 해야 되는 거 아녀?
          언제 반지하를 살면서 셋방살일 면할겨. 우린 바로 15층짜리 아파틀 샀어.
현숙    다음달에 입주여.
학래    사실 말여, 내가 주변머리가 없어서 못해유.
          우리 안식구가, (현숙 어깨에 팔을 두르고) 증말 이 고운 얼굴을 가지고, 이??
          열심히 일을 하면서, %^&%#^ (현숙을 품으로 끌어당김)

양락    (벌떡 일어나 둘을 뜯어말리며) 하지 마봐 놔봐 아이 놔봐
학래    아니 내가 하는데 임마
양락    (학래를 쓰러뜨리며) 아니 가만있어봐
          이왕 할래믄!! (현숙을 와락 끌어안음) 제대로 이렇게!!!!!!
학래    (양락을 끌어내 내동댕이치며) 이 자식이 이거 이상한 놈이네 이거
미숙    (슬쩍 학래에게 다가가) 아 뭐하는 거여 이왕 할래면은!
          (학래에게 키스)

일동 경악
양락 광분하여 날뛰다가 현숙에게 키스함
무대 아수라장

현숙    (팔을 휘저으며) 고만해 고만!!!!!!
미숙    (학래의 팔을 붙잡고) 여기 누워 누워 누워

다시 무대 아수라장

현숙    이거 특집이 좋긴 좋구먼 뽀뽀도 다하구~?
          (카메라를 응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10년 동안... 열 번 했어요...
양락    (버럭) 뭐여 저여자가 뭔 얘길 하는겨!!
          아니 가만 있어봐 이거 뭐 콩가루집안도 아니고 정신차리자구 이게 뭐여~!
          자 앉아봐 앉아봐 앉아봐


#3
양락    그러니께 형님이, 아 무섭네 아파트를 장만했구만.
          어떻게 보면 형님네가, 나이에 비해 늦었어~ 사실 늦은 거지.
학래    늦었어~ 늦게 정신차려서 그런 거지 뭐
양락    옛날에, 학래형님 할아버지! 대~단했었어! 그 왜정시대땐데도,
          아흔아홉칸짜리 고래등같은 기와집에서 살았어!
학래    면내에서 우리집 같은 집은 진짜 없었어.
양락    그렇다니께! 진짜, 학래 형님 할아버지가 기반을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그, 일본 순사 나까무라 시다바리 노릇을 하면서-
          와다구시와 시다바리데스네! 아이엠어 시다바리!
          그르구 다녔어!
학래    (양락을 때리며) 그러지 마 자식아

양락    내가 뭐 의도적으로 그런 게 아니라 형님네가, 시대가 어려웠는데두
          여유가 있었다!! 그런 얘기 하려 그러는 거 아뉴~?
학래    그건 맞는 말이여~ 사실, 양락이네야 찢어지게 가난해가지고 꽤 굶을 때
          우리는 쇠고깃국에 쌀밥 말아먹던 그런 집안으니께~
현숙    대단했네 대단했어.
양락    그럼, 궁중전골에 신선로, 그거 드셨어.
미숙    아니 돈이 그렇게 많았슈?
양락    아 내가 얘기했잖아! 나까무라 시다바리 노릇하면서
학래    (벌떡 일어나 양락을 밟음 여자들이 말림)


#4
양락    아이 대화를 못하겠네 얘길 끝까지 들어야지
          여유 있었대는겨 형님 할아버지가 여유 있었잖여 사실
          얼마나 점잖고 풍류를 아셨대니께~
          하이튼 그 당시에 그 이백년 묵은 오동나무,
          그거로 만든 바둑판이 있었어!
미숙    이야
양락    그 바둑판에서 정말, 알까기도 제대로 하셨지.
미숙    아이구 그 당시에 알까기를 해유?
양락    그럼! 없는 형편엔 까래도 못깠어!
다들    아유
양락    말씀도 잘하셨어.
          (알까기 톤으로) 알-까-기! 네에? 지가 지 알을 까네요 등신!

학래    (비웃으며) 이놈은 참 질은 안좋으네. 그거 몇 년 전에 써먹은 거 특집이라고
          고기다 낼름 집어넣어가지고
          반응도 없어 임마
양락    (화나서 관객석을 가리키며) 여기 넘어가는데 뭐 다 좋아하는데. 다 좋아하잖여!
관객    (박수)


#5
양락    진짜 하이튼! 고생도 하셨지 형님 할아버지. 인생역전이여.
학래    그렇지. 지금으로 치면 인간극장의 주인공이여. 인간만세여.
양락    만세지. 뭐 애초부터 잘 살았나?
          사실.. 나까무라 만나기 전에는.. 그, 머슴이었다고.
          머슴 중에도 상머슴, 그, 똥지게 졌잖여! 아이 진짜로.
학래    (표정 어두워짐)
양락    그런디, 동네사람들은! 인물이 아깝다 그랬어.
          저거 하기에는 좀 안 맞는다!
미숙    하아
학래    (씁쓸한 표정으로) 맞는 말이여 영화배우감이었어.
양락    지금으로 말하면 얼굴은 장동건에,
미숙    헤엑 장동건에!
양락    그리고 몸짱이여. 몸이, 권상우! 으와-
          그런디! 생각을 해봐 그 균형잡힌 몸매에!
미숙    몸매에!
학래    키가 육척이여
양락    똥지게를 딱- 지고!
          평균대를 있잖여? 이건 그냥 걷기도 힘들다고!
          똥지게를 지고 균형잡고 이걸...
          한- 방울도 안 흘리고 공중2회전을 딱 돌고 딱 착지를!
학래    (벌떡 일어나서 의자로 양락 내리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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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이게 보고 싶어서 찾아봤는데 못 찾았어요 ㅜ

스크립트만 봐도 너무 웃기네요 ㅜ 아 꼬맹이때 정말 울면서 봤던 프로 ㅜ 아련하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30 08:2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