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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익명
2014-06-04 03:20:19
하... 옛날에 자취방에서 막혀서 저 방법으로 뚫었던 생각이 나네요. 정말 엄청났었죠. 그 전날 많이 먹지도 않았고, 변비도 아니었는데 평소와 달리 끊길줄 몰랐던 그것... 결국 막혔습니다. 룸메가 올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아찔했죠. 그래도 이내 정신 차렸습니다. 1차 시도는 옷걸이로 쑤시기였습니다. 옷걸이를 일자로 쭉 펴서 쑤셨습니다 (혹시라도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은 절대로 시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똥이 잘게 부수어져서 물에 둥둥 떠다닐 정도로 쑤셨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1차시도후 다행히 똥물이 변기에서 넘쳐흐르진 않았습니다. 찰랑찰랑했죠. 이때 이미 화장실에 가득찬 냄새는 제 폐부를 찔러왔습니다만, 그래도 다행이라 여기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침착하게 2차시도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저 동영상에서 나온 공기의 압력을 이용한 방법이었는데요, 집에 마땅히 쓸만한 비닐이 없어서 마트봉지를 세로로 찢어서 넓게 펴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테이프로 변기주변을 빈틈없이 잘 막았죠. 빈틈이 있으면 바로 실패하기 때문에 꼼꼼히 체크했습니다. 잘 붙었더군요. 이제 레버를 내리고 최대치에 가깝게 부풀어오를때 꾸욱 눌러주기만 하면 끝나는 상황... 타이밍을 잘 잡아서 꾹 눌러주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앙이 시작되었죠... 비닐봉지가 오래되서 삭아서 누를때 푸확 찢어져버렸습니다. 찢어진 비닐 사이로 똥물은 새어나오고 제 손은 이미 변기에 들어가있었습니다. 차라리옷걸이로 1차시도를 하지 말것을... 잘게 부서진 똥들은 얄궂게도 계속 흘러나오더군요. 바닥타일은 이미 똥범벅... 일단 찢어진 비닐을 걷어내고 샤워기호스를 이용해서 바닥정리와 변기에 묻어있는 똥찌꺼기들을 제거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튼튼한 비닐봉지를 찾아보았습니다. 하나 있더군요. 절대로 찢어질리가 없어보이는 튼튼한 새 비닐봉지... 다시 변기에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변기닦을때 묻은 물기를 걸레로 닦아낸 후 (그 걸레는 그날 이후 바로 폐기처분) 다시 변기를 비닐로 밀봉했습니다. 잘 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3차시도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변기주변에 묻어있던 물기때문에 테이프가 제대로 안붙어있었나봅니다. 또 터졌습니다. 줄줄줄... 비슷한 작업을 세차례 더 진행했습니다. 한번 실패한 비닐을 또 사용하기가 힘들어서 제대로 된 비닐을 찾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 이미 변기안의 똥들은 밖으로 거의 다 흘러나온 상태였죠. 마음을 비우고 천천히 진행해서 결국 성공은 시켰습니다. 타일위에 묻어있는 똥찌꺼기들은 바닥의 수채구멍을 열어서 흘러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화조에 보내지 못하고 하수구로 보낸 점, 늦었지만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다시는 떠올리기 싫었던 기억인데, 좋은 자료 덕분에 상기되었네요. 그리고 이제는 하나의 자취방의 추억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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