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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14-07-27 12:03:14
대형마트 영업제한에 대한 분석(2013, 정진욱, 최윤정)
이 연구는 재래시장 및 영세유통업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대형소매점의 영업을
제한하는 규제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이론적, 실증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짧게 요약하면, 첫째, 대형소매점 영업제한은 소비자후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규제라는 점에 그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고, 둘째, 공급 측면에서 경제 전체
에 미치는 영향은 부분적으로 좋은 점도 있고 부분적으로 나쁜 점도 있지만 종합
적으로는 국가경제에 상당히 큰 부담을 주며, 셋째, 영세상인의 보호라는 목적은
극히 부분적으로만 달성되는 매우 비효율적인 규제라는 것이다. 2012년 상반기의
대형마트에 대한 강제휴무가 경제에 미친 영향을 제2장과 제3장에서 실증적/의태
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 <표 4-1>과 같다.
표에 요약되어 있듯이, 대형마트 영업제한은 그 목적하는 이득보다 경제에 미
치는 손실이 훨씬 큰, 기형적으로 비효율적인 규제이다. 물론 이 추정이 완벽한
것은 아니나, 추정의 통계적 오차를 적극적으로 감안하더라도, 규제로 인한 이득
이 규제로 인한 손실에 비하여 매우 작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쉽게 설
명하면, 영세상인의 매출을 500억원 남짓 올리기 위해 매월 다른 부문의 수천억원
손실을 유발하는 규제가 경제 전체로 볼 때 이로울 수 없으며, 차라리 500억원의
매출 증가를 통해 영세상인들이 얻는 이윤을 현금으로 보전해 주는 것이 (물론
최선의 정책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더 효율적인 정책일 것이다.
위 표로부터 자칫 잘못된 인상을 받을 우려가 있다. 즉, 대형소매점 영업규제
로 인한 손실 중 ‘소비 감소’와 ‘비용효율성 하락’은 대기업인 대형소매점이 입는
손실이므로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것
이다. 이는 정치적으로는 매력적인 구호가 될 수 있으나, 경제학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대형소매점 유통소비의 감소와 비용효율성 저하는 단지 대형소매점의 손실
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후생(social welfare)의 감소를 유발하여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낮춘다. 뿐만 아니라, 대형소매점에서의 소비가 감소함으로써 발생하는
연쇄적 피해가 사회적 약자인 농어민 등 소규모 생산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
도 중요하다. 결국 유통소비의 감소는 효율성 면으로는 분명히 손해이고, 형평성
면에서도 그 효과가 불분명하므로 사회적으로 바람직할 수 없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점점 재래시장이나 중소슈퍼마켓으로부터 대형소매점으로 구매처를
옮기는 이유는 대형소매점의 유통서비스가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현재 많은 소비자들이 대형유통점을 떠나 온라인쇼핑을 선택하는 이유도 역시, 온
라인쇼핑이 그들에게 더 효율적인 유통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장
기능(market mechanism)에 의하여 유통업의 형태가 자연스럽게 결정될 때 경제
의 효율성은 극대화된다. 대형소매점 영업제한은 효율적인 유통서비스를 강제로
중단시키고 소비자로 하여금 덜 효율적인 유통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강
요하는 규제이므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정부가 고려해야 하는 정책은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유통업계
의 영세상인을 보호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는 영세상인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
향의 지원으로 가능하다. 즉, 영세상인의 장점인 ‘소규모’가 갖는 이점을 극대화
시키는 정책적 지원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성 (economies of scale)’을 갖는 대형
소매점과 다른 측면에서 경쟁하며 공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대형소매점이 취급하기 어려운 특화되고 전문화된 상품들을 판매하도록 지원하고,
교환이나 환불 등을 정부가 보증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구축하며, 공영주
차장을 지원하는 등 소비자의 거래비용을 낮추는 정책을 폭넓게 시행한다면, 강제
휴무제보다 훨씬 낮은 사회적 비용으로도 정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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