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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7
익명
2015-10-24 03:49:58
저는 남한에서의 어떤 위정자에 대해 평가를 할때 굉장히 이상한 말을 많이 들어왔어요. 《왜 공도 있는데 그것은 무시하냐?》 이러한 주장은 제게는 굉장히 이질적으로 다가옵니다.
각각의 총통(주석, 대통령), 왕, 총리(수상)에게는 공과가 있습니다. 그건 맞아요. 그러나, 과가 있으나 공이 더크니까 존경한다든지, 공도 많으나 과가 있으니 존경할 수 없다든지 하는 것은, 칸트식으로 말하면 이는 보편타당성이 없는 주장입니다. 《(독재를 했어도) 경제정책을 잘썼다면 존경한다?》 이런 가언적인 명제는 경제발전을 시켰으니 플러스, 독재를 했으니 마이너스, 산업화가 눈부시게 발전했으니 제곱, 학살을 했으니 1/2, 이런식으로 가감승제를 해서 평가를 할수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도 많은에 어쩌구 하는 것은 그다지 옳바른 식의 접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체성은 환원될수 없습니다.
일본인이 영국말을 아무리 잘해도 그사람은 (인종적으로) 일본인입니다. 그사람이 아무리 미국 시민권을 땄다고 하여도 《Japanese》 American이라고 칭해집니다.
어떤 게이가 부녀자와 관계를 할수 있다손 치고 실제로 이성간 결혼을 하였다고 하여도 그남자가 게이가 아니게 되는건 아닙니다.
헌정을 파괴하고 국가권력을 전복한 독재자는 그뒤로 정치를 잘했든 못했든 그냥 독재자입니다.
《각각의 공과는 절대적인 척도의 수치로 하나하나 재단되여 점수화할수 없습니다.》
남한은 민주정 국가입니다. 그리고 그건 헌법가치이고 가장 상위법입니다.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이것이 바로 헌법1조1~2항에 나오는 이야기들입니다. 이것들을 부정하는 사람 혹은 훼손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국가의 기본기틀 자체를 파괴하는 사람이고, 사회에서 용납될수 없어야 합니다.
싱만 리든 박통이든 그사람들의 다른 그어떤 점이 마음에 들더라도, 독재 그 자체로서 그사람들은 적어도 《시민》으로서 좋아할 수 없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권력의 주체》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쿠데타와 독재로 여러분들과 한국의 권력을 앗아가고 주체성을 앗아간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독재자를 좋아한다는 혹은 존경한다는건 자학이나 사디슴에 가깝습니다. 이건 보수냐 진보냐 정치적 스탄스랑은 다른 문제예요.
그런데 이 《자유》라는 개념의 테두리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자유》에는 남의 자유를 빼앗을 자유까지는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남한사회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아직도 꽤 잘 통하고 있어요. 동성련이 싫다고 게이는 정신병자라고 하는것은 인간 개체의 존엄과 자유(사랑, 성적자기결정)를 해치는 발언입니다. 그런데 그게 된다면 《그거 싫어할 자유》도 있는거 아니냐는 사람들이 꽤 많이있죠. 정치적으로도 마찬가집니다.
다양한 사상이 존중되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여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말이겠지만 박원순이 말한대로 서울광장에서는 적어도 민족의 희대의 역적놈 김일성이를 두고 만세를 할수있는 사회가 되면 안됩니다. 파리의 콩코르드광장에서 《Es lebe der große Führer des deutschen Volkes Adolf Hitler》라고 외칠수 없는것과 마찬가집니다. 그런일은 결코 가능해져서는 안되며, 그게 되는사회는 미친사회입니다. (이딴게 되는 북쓰는 레알 미친사회입니다) 그런게 자유로운게 너무 당연해서 그런지, 되면 안되는것까지에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아요.
자유가 없는곳에서 살다가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사람들은 가 없는 곳에서 자유를 처음부터(혹은 오래도록) 가지고있던 사람들의 《방종》에 대해 놀랍니다. 며칠전에 어떤 기자분이 제게 물어본적이 있어요. 탈북자 단체에서 대체로 교과서 국정화를 찬성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말이죠. 제게는 그게 당연한 결과라고 보입니다. 원래 사람에겐 아는만큼 보이는데, 탈북자들에겐 민주주의에 대해 남한사람보다 앎의 척도에서의 한계가 명확하거든요. 아, 이건 까스통 할배라 불리는 불쌍한(전 그분들이 딱합니다.) 할아버지들에게 적용해도 마찬가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그러한 성향의 사람들은 바로 그 《방종》을 경계합니다.
탈북자 얘기를 잠시 해볼께요. 탈북자들의 대체는 중공에만 가도 엄청난 자유를 느낍니다. 그리고 남한에 오게된 자들은 아예 신문, 교과서 등에서 잘 찾아보지도 못하고 개념도 몰랐던 《자유》에 대해 몸소 느끼고 나서 받는 문화충격은 엄청난거예요. 없다가 주어진 것인데 얼마나 이질적이겠어요. 이럴때 보통 3가지 경우의 장래를 느낍니다.(이거 갑자기 조선말이 잘 안되네요. They response in three different ways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첫째로는 열심히 삽니다. 그리고 굉장한 자유주의자가 됩니다. 두번째로는 이도저도 아니고 그냥 적응해서 살아요. 세번째로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그다지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어떤경우가 됐든, 대부분은 북에서 느낄수 없던《자유》를 준 남한사회에 대해 굉장히 biased된 시선을 갖게 됩니다.
적응 못하는 자는 지나치게 자유가 많고 방종이 있어서 사회가 이상해서 적응을 못하였다고 생각할테지만, 나머지 두 부류는 《자유를 준》, 혹은 《적어도 자유를 준》 남한정부에 굉장히 biased됩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북쓰는 상당히 《증오스러운》 대상이 됩니다. 이 증오는 아마 이북을 탈출한 사람들에겐, 평생 따라갈 겁니다. 제가 괜히 북쓰레기라고 부르는게 아닙니다. 그런데요, 이 증오스러운 대상에 조금이라도 호의를 보내거나, 담담하게 서술을 하는것은 그들이 보기엔 굉장히 위기스러워 보여요. 이건 아는만큼 보이는 것의 폐해이기도 합니다.
항상 보아왔던 것이 《천하의 역적패당 리명박의 졸개 극악무도한 전쟁깡패 김태영이》라든지 《강철의 보수꼴통 조갑제》같은 힐난에, 《우리 공화국의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조치》같은 표현들, 그러니까 《적에게 굉장히 단호하고도 직설적인 폭언》을 해대는 것들이였는데 남한은 보세요. 천년만년 씹어도 시원치않은 김일성이 아들 김정일이를 두고, 어찌 남한 뉴스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라고 표기하고, 주체사상이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서술할수 있고, 정치인들이 나서서 북과 회동을 하고 악수를 하고 친근한(?) 것처럼 말을하고 그러는데다가, 무슨 통진당이니 어쩌느니 하면서 고려련방을 나불대고, 김갑수같은 자들은 북쓰와 동족이라며 꽤 많이 두둔하는 등의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바로 이런것을 보고 기겁을 하는거예요. 탈북자들에게 사상의 뉴런이 확장된 종점은 북쓰가 쓰레기다, 남한이 좋다, 뭐 이런겁니다. 물론 이건 팩트예요. 그런데 왜그런지, 어떻게 그런지에 대한 비판의식이 없어요. 웃긴건 까스통 할배들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한창 배울 어린 나이에 보고들은거라곤 반공국시 새마을운동 이런거밖에 없고, 거기서 추가로 교육을 더 받고 나아가 담론에 대해 자기가 사상을 확립해나가는 시기를 거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상이 그시대 멈춰있는 거예요. 역시 마찬가지로 북쓰 나쁘다, 남한 좋다, 이 단순한 계산법 외에 복잡한 계산은 못합니다.
바로 그렇기에, 그들에게 《자유의 본질》이랄 수 있는 《대한민국》, 《북쓰》를 싫어하는 《대한민국》에 비판을 하는 세력은, 자국민이든 뭐든, 그것이 옳바르든 아니든 전부다 적대시하게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해볕정책 쓰면서 북쓰랑 《진짜》 친하게 지내려는 제스쳐를 지내면 빨갱이 정권이고, 그 정권을 이은 정권도 빨갱이 정권이고, 그 반대파당은 진정한 애국당이 되는것입니다. 그런 매커니즘이기때문에 애석하게도 그들에게는 박통정권하에 7.4선언이 나왔든 말든, 교과서에 북쓰가 독재사회라고 서술되여있든 말든은 중요한게 아닙니다.
이러한 해바라기는 《과거》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현재를 해석하기에 나타나는 것입니다. 《북쓰에서 벗어나게 해줬다》(남한)와 《보릿고개를 넘기게 해줬다》(박통), 이 과거의 자신에게 있던 안좋은 일을 벗어나게 해줬다는 공통점 때문에, 그 대상은 애착의 대상이 되였다가, 이것이 숭배화, 우상화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겐 그들의 숭배대상의 다른 과오는 전혀 보이지 않기에, 그 과는 문제시되지 않습니다. 남한의 정권중에 북쓰에 비판적인 정권이 아무리 병크를 저질러도, 박통이 아무리 독재를 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해도 말이죠.
더구나 까스통할배들이나 탈북자들이나 인격과 사상이 형성되는 시기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두 부류 다 《자유》에 대해 제대로 모릅니다. 《자유》에 대해 제대로 모르니, 어디까지가 자유고 무엇이 《자유의 방종》인지 분간을 잘 못합니다. 그렇기에 정당한 시위나 반대에 대해서도 반기를 들고 《자유》의 모체인 남한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탈북자들은 자신들이 겪은 끔찍한 독재로 돌아갈까 다만 그것만 두려워하는 것이고, 남한의 독재는 겪어보지도 못한데다가 알지도 못하니 박통 독재는 생각을 못하는 거죠. 까스통할배들도 마찬가집니다. 그러다가 다시 못살던 시절로 돌아가 배곯을까 하는, 공산주의자들이 전쟁일으킨 것을 들으며 자랐는데 다시 북쓰에 시달릴까 하는 기저의 기우적인 공포때문에, 독재고 뭐고 생각을 못하는거 같습니다.
제가 말한 탈북자와 까스통할배, 이 두 부류는 거세된 삶을 살던 집단들이예요. 그러나 남한의 20대 여러분은 그런시대를 거치지도 않았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지도 않았습니다. 《자유》가 뭔지, 《자유의 방종》이 뭔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누구나 갖출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어요. 그런데... 이 둘에 대한 분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국정화 교과서 가지고 대학마다 플래카드 다른거 들고가서 사진찍거나, 정부와 최고지도자와 국가를 같은것이라 착각해서 어느 하나가 공격받으면 다른 모든것의 명예가 실추되였다고 착각하여 발끈하거나, 자유가 있으니 싫어할 자유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되든가, 독재자라도 존경하겠다는 사람이 되거나 아니면 그 반대의 정점에 서서, 자유가 있으니 북쓰 주장을 동조하든 뭘하든 말든 무슨상관이냐거나, 고려련방제를 하자거나, 북쓰는 북쓰 나름대로 인민을 위해 노력한다거나, 남한은 미제 식민지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되는 것입니다. 전자가 위험한것은 익히 설명했습니다만, 후자는 또 후자나름대로 굉장히 위험한 것입니다. 이것이 전자와 방향만 다를뿐이지 성질은 똑같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 《자유》라는 값진것에 대해 잘 생각하고, 또 그것의 한계에 대해서도 정립을 해야 합니다.
안그러면 사상적 미숙아가 됩니다. 몸은 유신을 졸업했는데 정신은 유신을 졸업하지 못한사람이 많은걸 보면, 몸이 졸업하고 정신이 졸업을 못하는게 평생갈수도 있습니다. 두서가없고 장황한데, 개인적으로 20대중에도 독재자를 존경한다는 사람이 많다는것, 내게도 ~할 자유가 있는거 아니냐 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것을 보면 그냥 저는 놀라울 따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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