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를 달고 사는 여학우입니다.
오늘 건대에 있는 피부사랑피부과에 갔다가 기분이 너무 나빠져서 글 씁니다.
몇 년 전부터 성인아토피가 생겨서 피부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데요.
최근 2-3년 동안은 서울의료원에 있는 아토피센터를 다녔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아토피센터가 문을 닫았더라구요ㅠㅠ (강남에서 봉화산역으로 간 다음부터 장사가 안 되는지..)
담당 의사선생님은 해외에 가셨고, 피부과에 있는 의사분은 딱 한 분이라 그 분이 오전만 보고 퇴근한다 이러시면 진료도 못 보고ㅠㅠ
그래서 이 김에 병원을 바꿔야겠다하고 건대 피부사랑피부과에 갔습니다. (건대 맞은편 엔제리너스 5층)
처음에 피부과 딱 들어갔을 때는 널찍하니 잘 되어 있고 간호사분들도 친절하더라구요.
"처음 오셨어요~? 아토피면 이 서류 좀 작성해주세요" 하고 보니 그동안 치료했었던 방법, 사용한 약 등을 쓰는 간단한 설문지였습니다.
그걸 보고는 굉장히 감동받아서 '아 여긴 굉장히 체계적으로 잘 하는구나'하고 마음에 들어서
앞으로 계속 다녀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원장님(남자)께 진료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몇 살 때부터 났냐. 어릴 땐 안 났었냐' 등을 묻고는
"아토피 치료 방법엔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심하면 와서 약 타가는 거랑, 다른 하나는 자기가 만든 프로그램 따라하면서 2개월 간 꾸준히
치료받는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반말인지 존댓말인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그런데 말투가 좀 고압적이었음)
그래서 2개월 간 치료하면 뭘 하냐고 여쭤봤습니다.
그랬더니 혈액검사 같은 거 하고 그런다고.. 할거냐고 말거냐고 다그치더라구요. 자세히 뭐하는지는 말도 안 해주시고;
"저 저번 병원에서 혈액검사 받았었어요. 그래서.."라고 하는데 말 자르더니
"그쪽이 거기서 혈액검사를 받았든 안 받았든 무슨 상관이냐. 어쨌든 여기서는 다시 받아야 한다"라고 하더라구요.. ㄷㄷ
여기서 굉장히 당황했습니다. 물론 혈액검사 결과서가 있는 것도 아니니 의사로서 알아야 하니까 받으라고 하는 걸 수도 있는데,
그거 외에는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시면서 2개월 간 자기 믿고 무조건 따라오라고 하는 게 어이가 없었어요.
그래서 "제가 아토피가 갑자기 심해져서 온 게 아니고 그냥 평소에 바르던 약이 떨어져서 받으러 온 거거든요."라고 했더니
"아 그럼 약 받고 가세요." 라고 ㄷㄷㄷㄷ
거의 자기가 치료해주는 거 안 따라올 거면 필요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구요.
그러면서 "무슨 약 줘요?" 이래서
"아 제가 지금은 학기 중이라 바빠서 2개월 간 꾸준히 병원에 오기가 힘들어서요. 일단은 약 받아가고 여름방학 되면 다시 올게요."
했더니 "그거야 그쪽이 알아서 하시고, 그냥 이 약이랑 이 크림 하나 주면 돼요?" 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저는 이미 쓰는 크림이 있어서
"아 크림은 집에 있어요" 라고 했더니 "아 알았어요. 그럼 이 약만? 여기요." 하고 나가라고 했습니다 ㄷㄷ
물론 요새 환자들이 뭐 병에 대해서 너무 여기저기서 잡다하게 많이 알아서
의사한테 약만 지어달라고 떼쓰고 그런다고 그래서 의사들이 기분 안 좋다는 건 저도 압니다만..
전 최대한 이 병원에 다니려고 좋게좋게 말했는데, 2개월 간 꼭 해야한다, 크림 사라, 라면서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고 강요하니
기분이 너무 안 좋았습니다. 게다가 말투도 진짜 사람 열받게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튼 너무 속상해서 긴 글을 쓰게 되었네요..
결국 다시 피부과 미아가 되어버렸는데, 혹시 아토피 가지신 분들은 어디서 치료 받는지 알 수 있을까요?
예전에 차앤박도 가봤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구요..
전 아토피에 완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완치를 바라는 건 아니고
그냥 적당히 조절해나아가면서 다닐 수 있는 병원 찾고 있거든요..
자기 병원이 파는 로션이나 크림 같은 거 팔려고 강매 안 하고, 피부사랑피부과처럼 막 무조건 나만 믿어라 하는 병원도 안 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ㅠㅠ
위치는 학교 근처일 필요는 없구요. 그냥 서울 내에 있으면 (웬만하면 동쪽, 집 근처라) 괜찮습니다!
괜찮은 곳 있으면 추천해 주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5-05-17 06:3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