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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4-10-31 08:30:13
학부 시절에 인류학 관련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괴식은 '먹어도 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는 사회문화적 관념의 산물이고 그러므로 시대와 사회에 따라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개념이라는 설명이 퍽 재밌었습니다. '자원의 효율적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식문화를 분석했던 마빈 해리스에 따르면, '인간과 먹이경쟁을 하지 않으면서도 수율이 좋은 가축'이 서식하지 않았던 남미와 중앙아프리카 등지에선 곤충 외엔 단백질을 섭취할 소스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곤충을 먹는 것을 괴식으로 취급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인육도 훌륭한 식자재로 취급되곤 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문화적 상징과 식문화의 관계를 분석했던 매리 더글라스는 '금기시 되는 음식을 거리낌 없이 입에 대는 것'은 질서에 대한 상징적인 도전이자, 그러한 도전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는 일이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서 괴식 문화를 설명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이론을 적용해도 계란을 통째로 먹는 건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울 것으로 사료됩니다. 독수리도 계란 껍질은 깨서 먹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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