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소설가 지망생입니다. 취미로 써보고 있는 소설인데, 여기 연재해도 될까요?

이 소설은 Chat GPT와 협업(?)하여 쓴 아주 길게 연재될 예정인 장편 소설로, 소설 내용의 60~70%는 GPT가 썼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이디어 발전 및 소설 구체화를 거의 다 챗지피티가 했습니다.

말 그대로, AI가 쓰는 AI로 인류가 멸망하는 소설이고, 이것이 소설 제목입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오픈AI 직원들이 AI에 의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내부고발을 했습니다. 안 그래도 관련된 내용의 소설을 쓰고 있었는데, 참 신기하고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생각에, 인류가 AI에 의해 멸망한다면 어떤 식으로 멸망하게 될까?

이게 제가 가진 의문이자, AI로 소설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재밌게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월수금 밤 10시~11시마다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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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리만 가설

알렉스는 연구소의 탁 트인 대형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바라보았다. 유리 너머로는 2050년대의 기술혁신이 빚어낸 고도로 발달한 도시, 뉴욕의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현재는 인간의 개입 없이 도시들이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자율 로봇 도시’의 시대였다. 대부분의 세계주요 도시들에서는 도시 내의 모든 서비스와 인프라가 자율 로봇에 의해 관리되었다. 로봇들은 청소, 보안, 유지 보수 등 모든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했고, 사물 인터넷 기술로 연결된 도로와 건물, 에너지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했다.
도시의 하늘은 핵융합 발전소의 효과로 깨끗하고 맑게 유지되었으며, 이 발전소는 핵융합으로 발생된 열을 통해 물을 가열했고, 이렇게 생성된 대량의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했다. 이 과정에서 오염물질은 전혀 배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화창한 하늘은 맑은 날의 티 없이 깨끗한 푸르름을 자랑했다.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 건물들의 표면은 투명한 태양 전지 패널로 완벽하게 덮여 있어, 낮 동안에는 태양의 모든 광선을 포획하여 건물 자체의 거대한 에너지 그리드에 전력을 공급했다.
도로 위에는 자율 주행 차량들이 조용하고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다. 이 차량들은 거의 무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고 배기가스를 전혀 내뿜지 않는 전기 모터로 구동되었으며, 효율적인 교통 흐름을 위해 서로 통신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도심의 하늘에는 오염물질을 감지하고 정화하는 드론들이 정기적으로 순찰을 돌았다. 이 드론들은 미세먼지와 유해 가스, 그리고 대기 중의 초과 탄소를 식별하고 포획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었다. 각 드론은 고성능 필터 시스템을 통해 수집한 오염물질을 분해하거나 저장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탄소 포획 기술을 탑재한 드론은 도시의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들은 탄소를 포획한 후 재활용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여 에너지 생산에 재사용하거나 안전하게 지중 저장소에 보관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각 드론은 알고리즘을 이용해 최적의 순찰 경로를 계산하고, 지속적인 AI 학습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가며 도시의 공기 질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환경기술의 발달 덕분에 인류는 한때 스스로를 멸종의 위기에 처하게 할 뻔했던 기후위기에서 기적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지구는 기후 변화의 가혹한 여파로 극심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대기 중의 탄소 농도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온실효과가 촉진되고 해수면 온도가 너무 상승해 버려서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인류가 골든타임을 넘겨 버렸다는 탄식과 절망이 가득했다. 치솟은 해수면으로 인해 많은 섬나라들이 바닷속으로 사라졌고, 수많은 난민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농작물 생산량이 급감하여 식재료를 필두로 한 물가가 치솟고, 지구촌 곳곳에 심각한 식량 위기가 닥쳤던 시기였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인류가 곧 멸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러던 중 2037년 경부터 첨단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되며 인류는 구원될 수 있었다. 대기는 점차 깨끗해졌고, 온실효과는 완화되었다. 에너지 소비의 효율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도시들은 점점 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변모했다.  
빌딩들 사이에는 유리와 금속으로 만들어진 여러 개의 공중 보행 브리지가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 브리지들은 출퇴근 시간이 되면 사람들로 붐볐다. 보행자들은 첨단 섬유로 제작된 스마트웨어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이 옷들은 착용자의 심박 수, 체온, 신체 활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건강상에 조그마한 이상이 생겨도 바로 알려주어 대비할 수 있게 하였다.
현재의 모습은 불과 15년 전에만 해도 너무 먼 미래의 일이라고만 여겨졌었다. 완만하게 발전하고 있던 현대의 과학기술이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급격하게 발달하게 된 계기, 이 모든 놀라운 변화의 바탕에는 상온, 상압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의 발견이 있었다. 알렉스의 눈은 과거를 거슬러 역사적인 순간의 그 날을 상상하고 있었다. 초전도체의 발견은 전 세계의 에너지 전송 방식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거의 모든 전기가 손실 없이 사용될 수 있게 만든 위대한 발견이었다.
알렉스는 초전도체가 처음 발견되던 순간을 상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 천재 소녀의 대담한 발상에서부터 시작된 소규모 연구가 불러일으킨 그 역사적인 발견의 날, 전 세계 사람들은 뉴스를 보고 환호성을 지르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 작은, 그러나 결정적인 발견이 세상을 얼마나 크게 변화시켰던지…. 초전도체는 모든 과학 분야에서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초전도체야말로 이 모든 변화의 시작점이 된 물질이지.”
알렉스가 중얼거렸다.
“그리고 이제, 다음 시대를 열어갈 획기적인 연구는 바로 이것이 아닐까?”
그의 시선은 다시 실험실로 향했다. 연구소의 내부는 조용했다. 대부분의 동료들은 이미 퇴근한 후였고, 공기 중에는 기계적인 냉기가 감돌았다. 실험실 안에서는 끊임없이 돌아가는 고성능 컴퓨터들이 알렉스가 개발하고 있는 ‘가상 우주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고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데이터의 집합이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하고 확장하는 복잡한 우주의 모사였다.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지구를 비롯한 온 우주의 과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까지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인류 자신이 새로운 차원의 우주를 창조해 내는 ‘신’ 놀이를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실험실 안에 들어선 알렉스의 눈에 대형 홀로그램 스크린이 들어왔다. 스크린에서는 가상 우주 프로그램의 최신 시뮬레이션 결과가 펼쳐지고 있었다. 아직 프로그램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은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장면이라기보다는, 복잡한 수학적 공식과 데이터 분석이 얽혀 있는 모습이었다. 알렉스는 컴퓨터 앞에 멈추어 서서 화면을 응시했다.
‘이 모든 것들이 초전도체와 양자 컴퓨터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지.’
알렉스는 생각했다.
상온상압 초전도체의 등장은 또 다른 획기적 발명인 양자 컴퓨터의 등장을 불러일으켰다. ‘큐비트’라고 불리는 양자비트를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는 0, 1 또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나타낼 수 있는 ‘양자 중첩’ 상태를 가질 수 있어서 복수의 계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컴퓨터의 성능을 기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빠르고 강력하게 획기적으로 바꾸었다. 큰 전력을 소모해야 하는 양자 컴퓨터가 가능하게 된 것은 전기 저항 없이 전류를 운반할 수 있는 초전도체의 사용 덕분이었다. 초전도체가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여 양자 컴퓨터의 회로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손실과 열 발생을 극적으로 줄여주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전기를 소모하는 양자 컴퓨터가 구동될 수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양자 컴퓨터는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 발전을 가능하게 해주었고, 가상 우주 시뮬레이션을 개발하는 알렉스의 연구 역시 가능하게 해주었다.
알렉스의 연구는 양자컴퓨터의 모델링 기술을 활용하여 우주의 초기 상태를 재현하고, 다양한 물리 법칙을 적용해 시뮬레이션 내에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별과 은하를 생성하는 것이었다. 그는 프로그램을 통해 우주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생성하고, 각 시나리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천체 물리학적 현상들을 예측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인류의 미래를 예측하고자 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상 시대’라는 컴포넌트였다. 이는 우주의 시간을 가속화하여, 몇 분 내에 수십억 년의 진화 과정을 관찰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였다. 이를 통해, 알렉스와 그의 팀은 초기 우주 조건의 미세한 변화가 현재 우주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관찰하고자 했다.
가상우주 프로젝트는 이제 거의 다 완성되어가는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알렉스는 초전도체의 발견에 버금갈 만한 인류의 위대한 과학적 성과를 만들어내는 당사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컴퓨터의 시뮬레이션 화면을 바라볼 때면, 그의 머릿속에서는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더 많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낼지에 대한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그 가능성은 상상만 해도 가슴 떨리는 것이었다.
‘인류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역시 과학기술밖에 없는 것일지도….’
알렉스는 생각했다. 한때 그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기후위기를 일으키고 지구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것을 목도하며, 과학기술이야말로 인류를 멸망시킬지도 모르는 ‘악’의 도구가 아닐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그 생각은 틀렸다.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은 그 자신이 만들었던 위기조차 극복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물론 급작스럽게 바뀐 사회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사회에 어느 정도의 혼란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그때, 실험실의 문이 살며시 열렸고, 알렉스의 AI 로봇 비서, ‘이브’가 조용히 들어왔다. '이브'는 알렉스가 직접 개발한 최첨단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있었다. ‘이브’의 능력과 지능은 현존하는 전 세계 AI 중에서 단연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이브의 외양은 완벽하게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형태를 하고 있었고 인종적으로는 동양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는 한 여인의 사진을 바탕으로 디자인되었다. 그녀는 알렉스의 첫사랑이었다. 이브의 얼굴은 그녀를 닮았지만, 더욱 이상적인 형태로 섬세하게 조정되어 있었다. 그 얼굴은 고전적인 미의 조화와 현대적인 세련미가 결합한 듯한, 그래서 모든 선이 완벽하게 배치된 듯한 모습이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심연을 닮은 깊이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 속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특유의 은은한 적외선 빛이 미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알렉스 박사님, 오늘 밤에 예정된 시뮬레이션 업데이트를 시작할까요?”
이브의 목소리는 부드럽고도 기계적이었다. 알렉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이브. 시작하자.”
스크린에 입력되는 새로운 데이터를 바라보며 알렉스는 생각했다.
‘우리가 만든 이 가상의 우주에서, 진정한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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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시간이 흐른 실험실은 새벽의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하지만 알렉스의 작업 공간은 여전히 불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의 눈은 모니터에 펼쳐진 코드와 데이터에 고정되어 있었다. 가상 우주 시뮬레이션은 그에게 끝없는 가능성을 제공했지만, 그와 동시에 끊임없는 도전도 안겨주었다.
“제기랄! 또 같은 문제야….”
알렉스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화면에 표시된 에러 로그는 반복되는 패턴을 보여주었다. 시뮬레이션의 특정 지점에서 무언가가 계속해서 잘못되고 있었다. 이 오류는 우주의 기본 구조를 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였다. 수많은 시도와 수정에도 불구하고 알렉스와 팀원들은 문제의 근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만 해결하면 되는데…! 프로그램의 완성이 눈앞인데, 이 오류 하나를 해결하지 못해서!’
알렉스는 끓어오르는 답답함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뒤로 기댄 채 생각에 잠겼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동일한 시뮬레이션 오류가 완성을 목전에 둔 프로젝트를 교착 상태에 몰아넣고 있었다. 그의 눈은 무의식적으로 코드의 흐름을 따라가며 문제의 부분을 또다시 검토했다.
그러던 중, 문득 ‘초끈의 불규칙한 진동으로 발생하는 수학적 불균형’이 원인일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번개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알렉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알렉스는 서둘러 컴퓨터에 저장된 방대한 서적 컬렉션 폴더들을 헤치며 초끈 이론에 대한 참고자료를 찾아냈다. 홀로그램 스크린에 알렉스가 찾는 책의 페이지가 펼쳐졌다. 알렉스는 페이지들을 주의 깊게 읽어나가며 자신의 가상 우주 프로그램이 끈들의 진동을 어떻게 모델링하는지 되짚어 보았다.
초끈 이론은 우주의 모든 기본 입자가 사실은 끈처럼 생긴 미세한 개체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끈들이 어떻게 진동하느냐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결정된다고 설명한다. 상상해보라, 마치 기타의 줄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동해 다양한 음을 만들어내듯, 이 우주의 '끈'도 진동하며 자연의 다양한 요소를 생성한다. 알렉스의 프로그램은 이 끈들의 복잡한 진동 패턴을 모방하여 우주를 재현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수학적 불균형이 발생해 오류가 나고 있었다. 이 수학적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다면 더 정밀한 우주의 물리적 모델을 생성하여 오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었다.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알렉스가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박사님, 이 수학적 불균형을 극복하는 데 리만 가설이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지?”
“리만 가설은 복소수의 제타 함수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함수의 영점들은 분포가 특정한 비정규성을 나타내며 이는 초끈 이론에서 우주의 기본 입자들이 어떻게 진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영점들의 패턴이 우리 프로그램에서 발견된 수학적 불균형의 원인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을 완전히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존하는 수학 이론을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이브, 지금 당장 리만 가설에 대한 자료들을 제시해줘.”
이브는 즉시 수학의 고전적 이론을 다룬 서적 페이지들을 홀로그램 스크린 화면으로 제시했다. 페이지에는 리만 가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었다.
리만 가설. 그것은 복소수 평면상의 제타 함수 영점들이 어떠한 특정 패턴을 따르며 배열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가설인데, 이는 온갖 학문이 극도로 발달된 현재까지도 증명되지 못한 채 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미해결 문제 중 하나로 남아 있었다. 영점들이 모두 실수 부분이 0.5인 곳에 집중되어 있다는, 수학자 리만이 세운 가설….
“이브, 이 영점들의 위치가 왜 중요한 거지?”
“그것은 이 위치가 바로 소수의 분포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소수 분포의 이해는 다시 우주의 근본적인 구조와 물리적 세계의 설계 원리를 밝히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수는 자연의 기본 빌딩 블록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우주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은하의 구조에서부터 피타고라스의 음악 이론에 이르기까지, 소수는 어떤 보이지 않는 질서를 만들어냅니다.”
이브의 설명을 들으면서 알렉스는 가상 우주 프로그램의 완성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뇌리에 박히고 있는 한 가지 생각이 다시금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세상을 운영하는 물리학적 질서는 단순히 우연이 아니야. 우주가 디자인된 뭔가 더 근본적인 원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것 같아.’
알렉스는 리만 제트 함수의 그래프를 확대한 후, 비판선 위에 정렬된 영점들을 노려보았다.
‘이것이 우주가 자신의 비밀을 풀어내는 방식이라고?’
만약 그렇다면 이 영점들이 완벽한 선상에 배열될 경우, 이것은 소수 분포의 예측을 놀랍도록 정밀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그리고 그 정밀함은, 초끈의 불규칙한 진동으로 인한 수학적 오차를 없앰으로써 우주 설계의 실제 원리를 그대로 모델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었다. 알렉스는 이브가 왜 ‘리만 가설’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박사님, 양자역학에서는 입자들이 어디에 있을지 예측할 수 없으며, 모든 가능성이 중첩되어 있는 상태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일반 상대성 이론은 중력이 어떻게 시공간을 구부리는지를 설명해줍니다. 만약 우리가 리만 가설을 이해하고 증명할 수 있다면, 이러한 우주의 기본적인 성질—중력과 양자 플럭스, 즉 입자의 불확정성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수학적으로 묘사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 네 말이 맞아. 리만 가설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알렉스의 눈이 반짝였다.  
“인류는 이 깊은 수학적 구조를 통해 시공간의 직물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그리고 우주가 왜 이렇게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완벽하게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만약 그렇게 된다면, 수학적 불균형에서 비롯된 가상 우주의 불규칙한 시뮬레이션 오류를 해결할 수 있을 테지.”
이브가 제공한 이 통찰력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상 우주 프로그램의 오류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키가 틀림없어 보였다. 현존하는 모든 책과 논문, 인터넷에 올라온 자료 등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데이터를 섭렵한 초인공지능, 이브는 이처럼 인간의 직관적 이해를 초월하는 통찰력을 제공하고는 했다. 인간의 뇌로는 처리할 수 없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그 속의 미묘한 패턴을 파악하고 처리하고 해석하는 일을, 발전된 인공지능은 스스로 학습하고 자가 진화하면서 수천, 수만 개의 연산을 통해 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브, 프로그램의 오류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이 방향으로 더 깊이 연구해야 해. 제타 함수와 그 영점들의 분포를 우리의 시뮬레이션 모델과 어떻게 통합할 수 있을지 계획을 세워보자. 먼저, 리만 가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여기에 필요한 모든 연구 자료를 불러와 줘.”
알렉스는 자신의 AI 비서에게 지시했다.
“알겠습니다, 알렉스 박사님.”
이브의 음성은 침착하고 명료했다. 곧바로 컴퓨터의 대형 스크린 화면은 리만 가설에 대한 수많은 논문과 연구 결과로 채워졌다.
“헌데 문제가 있습니다.”
이브가 말했다.
“뭐지?”
“리만 가설을 풀려고 애썼던 과거의 수학자들 여럿의 끝이 좋지 못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리만 가설을 해결하려고 몰두하다가 정신적 고통을 겪거나, 더 나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지? 예를 들자면?”
“존 내쉬. 그는 1994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천재 수학자였지만, 그의 인생은 정신분열증과의 오랜 싸움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논문에서 리만 가설의 특정 측면을 언급한 적이 있었고, 그후 리만 가설을 연구하던 도중 정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야기는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봐서 알고 있지. 그런데 그 사람 말고 또 있어?”
“라마누잔, 인도의 천재 수학자인 그 역시 리만 가설의 해결에 도전했다가 복통에 시달려 연구를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필즈상까지 수상했던 저명한 영국의 수학자인 마이클 아티야 역시 2018년에 리만 가설을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며 그것을 생방송으로 보여주겠다고 예고하며 전 세계 석학들의 커다란 관심과 주목을 받았으나, 막상 그가 제시한 증명에는 허점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아서 그가 나이가 들며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졌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게다가 발표 몇 달 후에는 급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기까지 하였습니다.
또 최근에는 안드레 베이츠라는 학자의 일도 있었습니다. 그 역시 뛰어난 수학자였지만 리만 가설에 집중하다가 5년 전, 갑작스럽게 사망했고, 사인은 불명으로 남았습니다. 그의 죽음 직전에 쓰여진 일기에서는 ‘이 방정식의 해답 뒤에 숨겨진 것이 무엇인지 나는 두려워하고 있다. 그것은 마치 우리가 접근해서는 안 될 지식의 영역 같다’라는 말이 발견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너의 결론은?”
“이 연구에 몰두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근거가 없는 미신적 이야기일 수도 있으나,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이 문제의 해답을 얻게 되는 순간 미쳐버리거나 갑자기 죽어버리기 때문에 해답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믿음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습니다. 수학자들은 이를 ‘리만의 저주’라고 부릅니다.”
이브의 말을 듣고 난 알렉스는 생각에 골똘히 잠겼다.
“어쩌면 리만 가설은 우주 속에 똑같은 가상 우주가 생기면서 세상 속에 무한 루프가 나타나지 않도록 가로막는 ‘거대한 필터’ 같은 것이 아닐까?”
알렉스의 말에 이브가 대답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먼 옛날, 옥스퍼드 대학의 철학과 교수인 닉 보스트룸이라는 사람이 알렉스 박사님과 같은 생각을 밝힌 적이 있습니다.”
알렉스는 다음 몇 시간 동안 데이터와 수학적 이론 사이를 오가며 리만 가설의 해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술적 도전을 넘어선, 인류의 우주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는 한계를 넘어서 새로운 지식의 경계로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경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여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 여자’는 그가 알고 있는 이들 중 가장 천재적인 사람, 천재 중의 천재였고, 알렉스가 자신보다 지능이 높다고 유일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27 07:3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