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글 제목이 끔찍했던 환자들 썰... 인데
솔직히.. 끔찍하고 뭐 이런건..

어디 잘리고 찢어지고 터지고 이런건 영화나 실제로 보신분들도 많으실꺼고
직접 봐야지 얼마나 흉칙한지 그런걸 느낄수 있는 대목이라고 생각해서 



대선때문에 많이 힘들어하실 자게이분들을 위해
감동이나 슬프거나... 감성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감정이나 호응이 생길수 있는 글들을 연재할려고 합니다.



이번 5탄은 정말 제가 응급실에 있으면서 제일 많이 울고 감동받고 마음찡했던 케이스입니다.


요즘 닭강정집이 많이 생겼더라구요
퇴근길에 오면서 닭강정이랑 맥주한잔 하면서 쓰고 있는데..
술기운이 오르는지... 지금도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네요












시작하겠습니다.












어느날과 다름없이 바쁜 응급실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위용위용위용~ 
엠뷸런스 소리가 들립니다.

속으로 짜증을 냅니다.

'아씨 왜 우리병원으로만 오는거 같지 딴데좀 보내지 바빠죽것는데 ㅠㅠ'




그리고는 119 베드에 실려 들어오는 환자...




어립니다. 


어린이입니다. 5~7살 남짓 되보입니다.



119 선생님이 뛰어오면서 외칩니다


"쌤 어레스트요!!!!!!!!!!!!!!!!!!"




바로 소생실로 뛰어갑니다.

어린이가 누워있습니다.

감성에 젖어있을때가 아닙니다.
재빨리 CPR 실시합니다. 1~2분 지났나 보호자가 도착합니다.


"제발 우리 철수좀 살려주세요"
(편의상 아들 이름을 철수로 하겟습니다. 이름이 철수이신 자게이분들 죄송합니다)



근데 딱 봐도 아들이 상태가 좋지가 않습니다.
소아마비나 뇌성마비나 어려서부터 고생을 많이 한 얼굴입니다. 손발도 굳어서 잘 펴지지 않고,
전반적인 신체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철수 무슨 지병 앓던거 있어요?!"


"우리 철수가 뇌성마비가 있어요 ㅠㅠ"



CPR을 한 15분쯤 했을때였나 
리듬이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기계호흡기를 달고 조금 수습을 한 뒤에 
보호자를 불러 설명하고 향후 경과에 대해서 설명을 합니다.



일단 지금 심장 리듬이 돌아와서 심장은 뛰고 있지만,
이송되오는 동안의 시간을 미루어 봤을때 뇌손상의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리고 뇌성마비까지 있으니 혹! 시! 나!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예전같은 생활을 못하고 식물인간으로 살아야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런말 할때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머니 아버지 누나2명 이렇게 4명이서 설명을 듣고는 
역시나.. 대성통곡을 하면서 손을 붙잡고



"우리 철수 그래도 살아있게만 해주세요 ㅠㅠ"
"이때까지 그래도 우리 열심히 키워왔습니다 제발 살아있게만 해주세요"



다시 설명을 합니다.



지금 심장 리듬이 돌아온건 마사지를 하고 에피네프린 아트로핀등등 약물을 써서 일시적으로 돌아온것일수도 있다.
언제라도 다시 심장이 멈출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CPR을 실시할것이고,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또 언제 어레스트가 날지 우리는 모른다.




그래도 살려달라고 하십니다 ㅠㅠ





이런 설명을 하는 이유가..





우리는 의료인입니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오면 당연히 살려야 되는게 우리 일입니다.


근데 간혹 이런 더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실컷 고생해서 살려놨더니 


"아니 이제 나이도 많고 다 죽어가는 사람을 왜 다시 살려놨냐"
"치료에 드는 비용이라든지 그런건 당신들이 다 책임을 질꺼냐"



이런일들이 비일비재 하기때문에 설명을 잘 할려고 하는 편입니다.
사람 생명이 제일 우선이라지만..
돈이나 이런 문제는 역시나 뗄레야 뗄수가 없는 문제입니다.




살아나면 뭐합니까 
평생 중환자실에서 누워서 병원비는 병원비대로 나가고
진짜 바늘구멍같은 희망을 안고 치유가 되길 기다려보는수도 있지만..
사실 드라마틱하게 영화처럼 깨어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일단 그래서 철수를 하는데까지 해보겟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어진 몇번의 arrest....
과장님이 나서서 보호자분들께 이야기 합니다.


이렇게 벌써 심정지가 몇번이나 왔다. 
언제까지 몇시간 몇일 몇달 몇년이나 이렇게 할수는 없지 않느냐
지금은 돌아왔지만 다시 한번 arrest나면 중단하겠다.





슬픈일이지만 보호자들도 수락하십니다.





그리고 몇분이 지났을까 또 다시 arrest 가 터지고
가족들 앞에서 철수는 하늘나라로 가게됩니다.




그다음은 다들 아시다시피 울음바다가 되고 
어머니 아버지 가족들의 오열이 시작되었죠.





그리고 우리는 이제 철수에게 붙어있던 IV라인이라든지 EKG모니터 등 
달고있던 장치나 기구들을 하나둘씩 제거하고 피 묻거나 그런것도 좀 닦아주고 합니다.



마음이 그렇게 안좋은 상태로 뒷정리를 맡기고 나와서 가족들에게 보여줍니다.



흰천 안에 있는 철수가 아직 믿기지 않은듯 
아직 손이 따뜻하다며 안죽은거 아니냐고 오열하시는 가족들...
그 와중에도 아버지랑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철수 너무 고생많이 했다고 그동안...
이제 하늘나라에서는 고생하지말고 아프지말라고...
오열하는 누나들을 다그치며 울지마라고 웃으면서 보내주자고
철수 정말 고생했으니 이젠 안아프니까 철수도 행복할꺼라고.......
다들 울면서 손붙잡고 이젠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태어나라고 한마디씩 합니다...



그리고는 저는 챠트쓰러 나와서 챠트를 보고 있는데



철수의 아버지가 저를 조용히 부릅니다.



괜히 잘못한것도 없는거 같은데 뜨끔해서 따라가니 아버지가 조용히 입을 여십니다.

























"우리 철수 그래도 고생하면서 오래 살아왔습니다. 2~3살까지 밖에 못살꺼라 했는데 이정도면 우린 행복합니다"

"네 보호자분.. 고생 많으셨겟네요"

"저기..."

"네 말씀하세요"




사체이양이나 장례식장문제로 저에게 물어볼려고 하는줄 알았습니다
근데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그날하루종일 정말 마음이 아팠습니다.


















"철수의 장기를 기증하고 싶습니다"
"기증할수 있는 부위면 뭐든지 다요... 그동안 고생많이 했으니 다른분에게라도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아 정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응급실에서 이런 donar를 만나본 케이스가 처음이라서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몰랐습니다.


사회사업팀에 전화를 하고 담당자가 오고..

이리저리 면담하고...

장기기증협회에서 사람 한분 오시고..

유가족과 이것저것 말을 나누십니다.









철수 가족의 작은 선택으로 다른 많은분들이 다시 희망을 찾았을꺼라고 생각하니 지금도 뭉클하네요.




출처 :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24797729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27 15:4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