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세출의 명작 스타크래프트.
그 후속작인 스타2를 구입하면 켐페인 모드라는 것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스토리를 읽어나가면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것이고,
모든 블리자드 게임을 통틀어 가장 좋은 스토리텔링을 보여준다고 자신합니다.



여튼 각설하고, 오늘 박근혜대통령의 3차담화를 보니
스타2에서 어찌보면 가장 중요한 미션인 [언론의 힘] 미션이 생각이 나더군요.


===================언론의 힘==============

주인공인 짐레이너는 자치령을 상대로 테러를 벌이는 중입니다.
한마디로 정부군과 반군의 개념입니다.
나쁜 독재 통치자에 저항하는 반란군 컨셉이야 수많은 문화 콘텐츠에서 다루는 내용입니다.
스타워즈부터가 일단 이 내용이죠.
그리고 뻔한 클리셰로 적용되는 반란군의 고난과 역경이 이어집니다.


짐도 고난을 겪습니다.
당연한 것이지만 처음에는 자금이 없어 친구 타이커스와 변방 행성을 약탈이나 하고,
아군을 모으는데도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습니다.
자치령 황제인 멩스크는 짐을 대표적인 "테러리스트"로 칭하면서 진압과 언플을 겸해서 짐을 압박하죠.

하지만 이런 짐에게도 찬스가 옵니다.
타소니스행성에서 발견한 구식 부관이 멩스크의 발언을 녹음해둔 거죠.
마치 타블렛PC처럼...

하지만 짐은 별도로 언론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탈취한 결전병기(=오딘)를 투입시켜 방송국을 장악하고 해당 녹음을 폭로해버립니다.
결전병기를 타고 방송국을 장악하는 것이 해당 미션의 인게임 내용이지요.


의외로 많은 분들은 이 [언론의 힘] 미션을의 중요성을 잘 모르고 계십니다.


멩스크가 스스로 자치령 황제로 등극하고 독재를 펼치는데도 지지를 받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테란 자치령이 [저그]와 [전쟁중]이기 때문이죠.
어찌됐건 우주최강의 미친놈들이 우리랑 싸우는 중이고,
그들에게서 우리 안전을 담보하려면 멩스크가 황제여야 한다는 겁니다.

마치 어느나라처럼요.




하지만 언론의 힘으로 폭로된 대사를 보면,
[코프룰루를 가질 수 없다면 차라리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겠다]
는 말이 나옵니다.

우리를 지켜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시민들이 야마가 도는겁니다.
그동안 독재를 용인하던 가장 중요한 요소, 안보의 아이콘이 더이상 멩스크가 아닌거죠.

"한 번의 방송이 100번의 전투보다 나았습니다"

멧 호너가 한 이 말이 레이너의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한 발언입니다.
이 대사로 멩스크과 레이너가 분리되는 거죠.




사실 레이너도 그리 대단한 정의론자가 아닙니다.
사실 자기애인이 죽게 내버려둔 복수극으로 해석하는게 더 나을 지경이죠.
하지만 언론의 힘 미션으로 레이너는 멩스크와는 다른, 진짜 혁명가의 길을 걸을 여지가 마련됩니다.

멩스크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력만을 활용하여 권력을 쟁취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당연히 수많은 반발을 맞게 되고, 점점 철의군주화 될 수 밖에 없겠죠.
무수한 역사가 증명합니다.
힘으로 권력을 가졌으니 힘으로 권력을 유지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레이너는 언론의 힘을 이용해 멩스크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줍니다.
정말 현대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제 레이너는 혁명의 주체도 아닙니다. 시민들이 혁명의 주체가 되죠.
레이너가 무수히 대사에서 언급하는 거죠. 난 등만 살짝 떠밀어 준다고.



만일 스타2 켐페인 내용이 레이너가 혼자서 자치령을 다 때려잡고 멩스크를 조지는 내용이었다면
이 게임이 명작이진 않을겁니다.
하지만 이 언론의 힘이라는 미션 하나로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거죠.



하필 이 시점에 이런글을 길게 집필한 이유는,
오늘의 우리 현실이 너무 싱크가 좋은것 같아서요.
이 얘기는 전설이 될거라는 호너의 말이 사실이 될거 같네요.
호너가 아마 과거 역사책에서 2000년대 한국의 이야기를 본게 아녔을까.


누구 얼굴에 누군가가 하나씩 오버랩 됩니다.
기분탓이길..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6-27 04:42:38: